재판부, 피해자들에 고개숙여 사죄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1970년대 '고려대 NH회'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이들이 43년이 지난 재심의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22일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함상근(67)씨 등 6명의 재심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내란선동으로 볼 만한 폭력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내란음모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이 내란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폭력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형사처벌이 확대될 위험성이 있어 국가의 존립을 위험하게 하는 경우에 한해 축소해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내란선동으로 일어날 수 있는 폭력적 행위를 선동했다고 볼 수 없다"며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위험한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고 가입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고가 끝나고 직접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부를 대표한다는 인식은 없지만 항소심 재판부로서 그동안 받았을 고통에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고려대에 재학 중이던 함씨 등은 1973년 4~5월 임의동행 형식으로 서울시경 대공분실이나 중앙정보부에 강제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당시 'NH회'라는 지하조직을 만들어 민중봉기를 일으키고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려 했다며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이들은 1심에서 징역 5년 등의 유죄 판결을 받았고 1974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들은 당시 사건이 조작됐고 수사과정에서 불법체포 및 가혹행위 등이 있었다며 지난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그 결과 재심으로 이뤄진 1심은 불법구금 상태에서 자백 진술을 하게 해 증거능력이 없으며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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