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시장, 伊 로마시장에 '쓰레기 정책' 전수···"종량제로 시스템 구축"

기사등록 2017/09/10 15:09:28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후(현지시간) 로마 시청에서 비르지니아 라지(Virginia Raggi) 로마시장을 만나 서울시의 '쓰레기 정책'을 전수했다.

 로마 첫 여성 수장이자 최연소 시장으로 지난 6월 당선된 라지 시장은 이날 박 시장을 환대하며 "서울의 쓰레기 처리 문제와 교통 시스템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전적인 관계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는 라지 시장의 공약 사항이자 로마시가 현재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라지 시장은 추상적 담론보다는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생활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쓰레기나 교통 문제 같은 것에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시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쓰레기 종량제 도입,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매립 쓰레기 최소화 등을 통해 첨단의 쓰레기 시스템을 만들어왔다"며 "다른 유럽 도시와 달리 서울시는 반세기 만에 현대적인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라지 시장은 "반세기 역사 동안 서울이 해온 일들이 굉장한 것 같다"고 극찬하며 박 시장에게 쓰레기 문제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조언을 구했다.

 그는 "로마는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우선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지금 로마에서 최근 몇 년간 시행하고 있는 것은 집집마다 찾아가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쓰레기를 줄이려면 개인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서울시는 쓰레기 봉투를 개인이 사도록 하고 있다. 적게 버려야 적게 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봉투를 사서 버리지는 않느냐고 묻는 질문에 박 시장은 "그렇게 하면 집 앞에서 다 걸린다. 지금은 쓰레기 봉투를 사서 버리는 것이 정착돼 있다"며 "물론 비양심적으로 버리는 사람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서울재사용플라자'가 개관했다"며 "스위스의 '프라이탁' 같은 곳이 탄생하도록 폐기물을 상품으로 만드려는 스타트업이 많이 입주, 업사이클링 문화를 만드려고 한다"고 말했다.

 라지 시장은 교통 문제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서울처럼 되도록 대중교통 중심의 시스템을 만들면서 시민들의 이동 불편이 없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며 "예를 들어 콜로세움으로 연결된 도로는 그걸 막아서 보행자 도로로 만들었는데 어떻게 시민 불편이 없도록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조만간 서울에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며 "시민 참여적 시정을 운영하는 시장들 모임을 만들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고민하자"고 말했다.

 라지 시장은 "굉장히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앞으로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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