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구청장 김우영)는 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을 선포하고 초대 수상작가로 김석범 작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남과 북의 분단을 잇는 통일의 길목 은평구에서 50년 이상 거주하며 분단현실을 비롯해 민족, 사회 갈등에 관한 집필활동을 하다 지난해 9월에 타계한 이호철 작가의 정신을 되짚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은평구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 선정하기 위해 자문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추천선고위원회 및 심사위원회 등을 운영했다.
초대 수상작가로 선정된 김석범 작가는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재일조선인으로 제주 4・3사태 진상규명과 평화 인권 운동에 청춘을 바쳤다. 현재까지 무국적자로서 경계인의 삶을 살고 있다.
1957년 최초의 4・3사태를 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해 전 세계에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 1976년 소설 '화산도'를 일본 문예 춘추사 '문학계'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1997년 원고지 3만매 분량의 원고를 탈고해 세계 문학계에 충격을 줬다. '20세기 최후를 장식하는 금자탑'(오노 데이지로)이란 극찬을 받았다.
심사위측은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이호철 문학상 정신에 부합하는 상징적 수상으로 평가했다.
이와함께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특별상은 소설가 김숨(44) 작가가 수상했다.
그는 1997년 '느림에 대하여'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투견', '국수', 'L의 운동화' 등의 소설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연민, 사랑이라는 주제 의식을 형상화 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그린 '한 명'을 통해 사회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내보였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통일로는 도로의 명칭이기도 하지만 통일로의 '로'는 어디로라는 지향성을 담은 이중적 표현이 아닌가 싶다"며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의 지향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호철 작가는 부산서 부두노동자로 일하며 문학청년 꿈 키워 탈향으로 등단한 후에 우리시대 아픔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문학활동을 해왔다"며 "서른살 즈음 은평구 불광동에서 살기 시작해 50여년간 통일로 거주하며 소시민과 실향민의 아픔을 어루만진 실향문학의 거장"이라고 작가의 삶을 추억했다.
그는 "이호철 작가는 국립한국문학관서 마지막 작품을 쓰고 싶다, 마지막은 '귀향'을 쓰고 싶다"며 "이 작가가 말한 귀향은 단순히 고향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통일, 문학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통일이 될 때까지 통일문학상이 세계적 권위의 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은평구민의 총의를 모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무웅(문학평론가)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심사위원장은 "우리나라 문학상 종류 참 많지만 400여가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상이 제정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이야말로 반드시 제정되지 않으면 안될 상이"이라며 "통일을, 분단극복을 주제로 한 상이 아직까지 없었다는 게 의아스럽다. 그래서 이 상의 제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시상식은 통일의 염원을 담아 파주 DMZ에서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호철 작가 관련 심포지엄은 16일 오후 4시에 은평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석범 작가 기조 강연 및 심포지엄은 18일 오후 2시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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