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남북문제 궁극적으로는 대화와 평화로 풀겠다는 큰 틀은 유지 전망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도발을 두고 제재와 압박을 하되 궁극적으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풀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3일 북한은 역대 최고 수위의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대화의 문'을 걷어차버렸다.
새 정부가 지난 5월 출범 이후 밝혀온 대화카드는 남북 군사회담 및 핫라인 복원, 개성공단 재개, 추석명절 이산가족 상봉,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선수단 추진 등 군사·경제·문화 분야에 걸쳐 다양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문제와 인도적 부분은 구별해야한다고 강조하며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있었던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는 "지금 북한의 도발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통일부는 차분하고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며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이므로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 주기 바란다"며 엄중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도 대화의 씨를 심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화 제스처에도 북한은 지난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주장하는 '화성 14형' 발사체를 두차례 발사하고, 최근에는 일본 영공을 향해 미사일을 날렸다. 이어 이날에는 고강도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여전히 남북 상황은 봄이 오기까지 한참이 남은 '한겨울'이라고 볼 수 있다.
새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건의 경우 다가오는 추석명절과 이산가족 연령을 고려해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도 대화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이산가족은 정치적 문제를 초월한 인도적 차원의 민족 과제란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마저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불투명하게 됐다. 추석명절이 한달 앞으로 닥친 가운데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청와대는 대화와 평화적 외교로 문제를 풀겠다는 대북 정책의 큰 틀은 유지할 방침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이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오늘 '완성단계 진입을 위해서'라고 얘기를 계속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아직 ICBM을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직도 (레드라인까지) 길은 남아있다고 본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도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밝히며 당장의 대북 기조를 바꾸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와 평화의 원칙으로 풀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30분 취임 세번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전체회의는 오후 3시까지 한시간반가량 무거운 공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장문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도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매우 심각한 도전으로서 강력히 규탄한다. 참으로 실망스럽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북한은 ICBM급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연이은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크게 위협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더욱 가중시키는 실로 어처구니 없는 전략적 실수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은 하루 속히 핵미사일 개발 계획을 중단할 것임을 선언하고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그 것만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촉구했다.
eg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