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경품행사 개인정보 판매' 홈플러스, 고객에 배상 판결

기사등록 2017/08/31 16:42:10
【안산=뉴시스】김도란 기자 = 경품 행사 등으로 수집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 등에 팔아넘긴 홈플러스가 피해 고객에게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배상 판결로 이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우관제)는 강모씨 등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고객 426명이 홈플러스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 가운데 경품행사에 응모하고 훼밀리 회원(FMC) 가입하면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란에 체크하지 않은 73명에게 12만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또 "경품행사에만 참여했던 75명에게는 10만원을,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고 훼밀리 회원으로만 가입했던 136명에게는 5만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경품행사에 참가한 원고들로부터 동의를 받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응모권 내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관한 부분의 글씨를 작게하는 방법으로 경품행사의 주된 목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유효한 동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가 제휴업체에 원고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해 원고들은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제3자에게 노출됐다는 불안감 또 자신들이 영리행위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불쾌감을 갖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피고의 행위는 회원관리를 위해 개인정보를 이용하고 다른 목적으로는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고들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경품행사 응모권에 사생활 정보와 주민등록번호까지 수집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추첨에서 제외한다고 고지하거나 작은 글씨 등으로 경품행사의 주된 목적을 숨긴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된다"며 "원고들이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인정되고, 피고도 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홈플러스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배상 범위를 소송을 낸 426명 가운데 경품행사에 응모했다는 증거가 있고, 훼밀리 회원 가입시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미동의했던 284명으로 한정했다.

 배상액도 애초에 원고 측이 청구한 50만~70만원보다 적은 금액을 산정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원곡법률사무소 서치원 변호사는 "법원이 홈플러스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고객 개인정보 활용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아본 후 항소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말부터 2014년 7월까지 다이아몬드 반지, 고급 자동차 등을 걸고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응모란에 고객의 생년월일, 자녀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게 하고 이를 기입하지 않은 고객은 경품추첨에서 제외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방법으로 수집한 712만건의 개인정보를 148억원을 받고 보험사 7곳에 팔아넘겼다. 또 훼밀리 카드 회원을 모집한다며 개인정보 1694만건을 수집한 뒤 보험사 2곳에 넘기고 83억5000만원을 챙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강씨 등 426명과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는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4월 개인정보 판매로 수익을 낸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과 전·현직 임원 8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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