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방문간호사, 50대 폐섬유화증 환자 살렸다

기사등록 2017/08/21 11:20:10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동작구(구청장 이창우) 방문간호사가 신속한 대처로 집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던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동작구에 따르면 구민 김상훈(53)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먼지가 많은 환경설비 일을 하며 노모를 부양하던 중 폐상태가 악화되면서 2014년 '특발성 폐섬유화증' 진단을 받았다.

 이 질병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특이질환으로 휴대용 산소호흡기 없이는 잠시도 숨쉬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김씨는 수술비용 수천만원을 감당할 수 없어 치료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동작구 방문간호사 서미영(47)씨가 취약계층 노인을 살피기 위해 지난 3월 상도1동 임대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김씨 집을 찾았다.

 서 간호사는 휴대용 산소호흡기를 붙들고 있는 김씨를 발견했고 올해 초 건강안정망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보라매병원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떠올렸다. 서 간호사는 김씨 사례를 보건소에 즉시 알렸고 김씨 소식은 보건소 자체 심의회를 거쳐 보라매병원 공공협력팀으로 전달됐다.

 사례를 전달받은 보라매병원 의료진은 김씨 폐 기능이 60% 이상 망가져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병원은 1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치료비를 전액 지원키로 하고 자체 폐이식팀을 구성해 수술을 준비했다. 폐기증자도 4일 만에 나타나 김씨는 7월8일 13시간에 걸쳐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 김씨는 호흡기 없이도 자가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 병원은 앞으로 3년 동안 통원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

 동작구는 김씨가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희귀난치 질환 대상자로 등록해 지원하고 방문간호사 정기상담을 통해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김씨는 "내가 살아있는 건 기적에 가깝다"며 "주위에서 큰 도움을 받은 만큼 그동안 사용했던 산소호흡기를 다른 환자들에게 기증해 지역사회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도움이 필요한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며 "이들이 음지 속에서 홀로 고통 받지 않도록 건강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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