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각 단행···'독주 이미지' 희석 위해 다양한 파벌 기용

기사등록 2017/08/03 15:38:14
【서울=뉴시스】제3차 아베 내각 3차 개각.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오후 개각 및 자민당 당직개편 인선을 단행했다.

 마니이치 신문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출신 파벌인 자민당 호소다(細田)파 소속 의원 기용을 자중하고, 다양한 파벌 의원을 골고루 기용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계파를 초월한 거당체제를 구축함으로서 '아베 1강 체제'라는 비판을 불식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번 개각을 분석했다.

 또 자위대 문서 은폐 논란으로 지난달 말 사임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방위상 및 지난 6월 말 연상의 남성 비서에게 폭언·폭행한 음성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여성 의원인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이 호소다파 의원이었던 만큼, 이번 개각에서는 호소다파 기용을 자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각료 19명 중 6명을 유임시키고 13명을 교체했는데, 이 가운데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파 소속 의원은 3명에 그쳤다.
 
  이 밖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이끄는 기시다파 의원이 4명,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아소파 의원이 3명,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 의원이 이끄는 누카가파 의원이 2명,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이끄는 니카이파 1명, 포스트 아베 주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바파 소속 의원 1명 등 자민당 내 다양한 파벌에게 각료직이 돌아갔다. 무파벌 의원은 4명이며, 나머지 1명은 연립여당인 공명당 소속 의원이다.

  자민당 당직개편에서도 기시다 전 외무상을 정조회장에, 누카가파인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国) 국회대책위원장을 총무회장에 기용하고, 니카이 간사장을 유임시키는 등 자민당 핵심 보직인 당3역(간사장·총무회장·정조회장)에도 호소다파 의원은 기용되지 않았다.

 2012년 말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당 3역에는 항상 호소다파가 일각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호소다파를 배제함으로써 '아베 1강' 이라는 강성 이미지를 희석해 거당체제 구축을 우선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호소다파 소속으로는 시오노야 류(塩谷立) 전 문부상을 당 선대위원장에,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副)장관을 당 간사장 대행에 배치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탈파벌적 기용은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라는 분석도 있다. 마이니치는 78세 고령의 니카이 간사장이 유임된 데 대해,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3선에 도전하는 만큼 니카이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해석했다.

 누카가파 의원들을 각료 및 당 3역에 배치한 것 또한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지적된다. 누카가파는 자민당 내 3대 파벌로 당 운영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차기 총재를 위한 유력 후보는 없기 때문에, 집권 기반 안정 및 자민당 총재 3선을 위해서는 누카가파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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