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차이를 만든다…성남시 범죄예방도시로 설계

기사등록 2017/07/30 10:03:18
▲ 성남시 분당구 야탑2지하보도에 음악 장비가 설치돼 24시간 클래식이 흘러나온다. 영국 런던시의 경우 범죄가 빈번한 지하철역 중 한 곳인 엘름파크역에 클래식 음악 방송 뒤 18개월 동안 강도(33%), 승무원 공격(25%), 기물파손(37%) 등의 사건이 크게 줄어드는 등 범죄 심리 억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뉴시스】 이정하 기자 =  '안전 최우선'을 표방하는 경기 성남시가 셉테드(CPTED) 기법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선진국형 범죄안전 예방사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셉테드(CPTED)란 범죄예방환경설계를 뜻하는 말로, 도시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선진국형 범죄 예방기법을 말한다.

 ◇ 범죄취약 지하보도 감성을 더하다

 30일 성남시에 따르면 셉테드(CPTED) 방안 중 하나로 CCTV가 설치되지 않은 탄천 지하보도 통로 5곳에 사업비 900만원을 들여 해피송 클래식 음악 장비를 설치했다.
 
 24시간 음악 방송 서비스를 시작해 지하보도 이용자들이 쇼팽 왈츠, 슈베르트 세레나데, 베토벤 소나타 등 클래식 선율 속에서 지하보도를 걸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영국 런던시의 범죄 예방 사례를 반영해 설치했다. 영국 런던시의 경우 범죄가 빈번한 지하철역 중 한 곳인 엘름파크역에 클래식 음악 방송 후 18개월 동안 강도(33%), 승무원 공격(25%), 기물파손(37%) 등의 사건이 크게 줄어드는 등 범죄 심리 억제 효과를 거뒀다.

 탄천 지하보도는 한 곳당 하루 평균 이용자가 500여 명으로 밤에 탄천으로 운동하러 나오는 주민과 야간 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곳이다. 시는 운영 성과를 지켜본 뒤 지역 내 모든 지하보도로 음악방송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범죄심리 억제하는 골목길 디자인 개선

 범죄 노출 위험이 높거나 환경이 열악한 곳에는 '안전 마을길 디자인 개선사업'을 펼쳤다. 상대원3동과 수진1동이 대표적이다.

 골목길에 디자인을 입혀 주택가 담장의 흉물스런 낙서를 지우고, 야간에 음주, 흡연 등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던 어린이 놀이터를 개방형 구조로 바꿨다.

 내부가 잘 보이지 않던 지역 내 어린이 놀이터의 낡은 담장을 투명 강화 플라스틱판으로 디자인한 담장으로 바꿔 자연 감시 구조를 만들었다.

 놀이터 입구 바닥에는 어린이가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의 그림문자를 그려 놔 아동 안전 구역임을 표시하고, 주변에는 CCTV를 새로 설치했다.

 또 태평4동은 대문 벽화사업으로 낡고 녹슨 대문에 집집마다 다른 그림을 그려 주소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마을 골목길을 환하고 예쁘게 바꿔 주목받고 있다.

 ◇ 특수형광물질 도포로 범죄 억제 효과 

 시는 2014년 5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억9000여만 원을 투입해 3만3170곳에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했다.

▲ 성남 탄천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응급 비상벨은 비명, 폭행·구타 소리, 유리 파손음 등을 이상 음원으로 자동 감지해 관할 경찰서 112지령실과 가까운 분당·수정경찰서에 신고 처리한다.
이는 범죄 예방 효과로 이어져 성남지역 침입범죄 발생률은 3년간 평균 24.5%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수형광물질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조명을 비추면 형광색이 나타나 바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물질이다.

 옷에 묻은 특수형광물질은 세탁 후에도 잘 지워지지 않아 범죄 발생 시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다.

 성남지역에 특수형광물질이 도포된 곳은 다가구, 단독주택, 아파트, 빌라의 도시가스 배관, 베란다 창살 등이다.

 해당 지역에는 특수형광물질 도포지역 알림 경고판, 안내표지판, 현수막 등이 붙었다. 이러한 안내문은 잠재적 범죄자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줘 침입범죄 발생률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의자 추적에도 도움을 줘 지난 2015년 6월 대학가 원룸촌에서 발생한 여대생 성폭행 미수 사건 때 30대 범인을 검거한 사례가 있다.

 당시 용의자가 가스 배관을 타고 집안에 침입할 때 옷과 신발에 묻은 특수형광물질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시는 올 하반기에도 도비 보조금 1억원을 지원받아 지역 내 6500곳에 특수형광물질을 추가 도포할 계획이다.

 ◇ 공중화장실 음원감지형 응급비상벨 설치

 근린공원에 이어 탄천 공중화장실에도 응급 비상벨이 설치됐다. 사업비 1100만원을 들여 탄천 성남구간(15.7㎞)에 있는 공중화장실 23곳 중 10곳(43%)에 사물인터넷(IOT)급 응급비상벨을 시범 설치했다.

 사물인터넷(IoT) 응급 비상벨은 비명, 폭행·구타 소리, 유리 파손음 등을 이상 음원으로 자동 감지해 관할 경찰서 112지령실과 가까운 분당·수정경찰서에 신고 처리한다.

 버튼을 누를 수 없는 위급 상황일 때 경찰이 즉시 출동해 도와줄 수 있는 구조다. 화장실 밖 출입문 상단에는 빨간색 경광등이 사이렌과 함께 울려 주변에도 위급 상황을 알린다.

 이상 음원 감지형 비상벨이 설치된 곳은 정자·구미·야탑·태평 물놀이장 등 이용자가 많은 공중화장실이며 '안전한 화장실' 팻말이 붙었다.

 시는 비상 상황 때 경광등과 사이렌만 울리게 돼 있는 나머지 13곳 탄천 공중화장실도 내년 3월 사물인터넷(IoT) 응급 비상벨로 모두 교체한다.

 앞서 시는 지역 27개 근린공원(전체 33개) 안 43곳 여자화장실(전체 83곳의 52%)에 같은 형식의 이상 음원 감지형 응급 비상벨을 설치했다. 나머지 6개 공원 안 40곳 여자화장실도 점진적으로 비상벨을 설치할 계획이다.

▲ 2014년 5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억9000여만 원을 투입해 3만3170곳에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했다. 특수형광물질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특수조명을 비추면 형광색이 나타나 바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물질로, 성남시는 이 사업을 통해 최근 3년간 평균 24.5%의 침입범죄 예방 효과를 거뒀다.
◇ 차량용 블랙박스 정보 나눔 사업

 시는 골목골목 시민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정보를 활용해 범죄 예방에 관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블랙박스 영상 정보는 범죄자 신속 검거는 물론 쉽게 잡힐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줘 범죄 예방 효과에 큰 효과가 있다.

 2015년 시는 수정·중원·분당 경찰서, 성남·분당소방서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차량용 블랙박스 정보 나눔' 사업을 펴기로 합의한 뒤 이듬해 말 차주 동의와 참여자 모집 등 행정 절차를 밟아 지금까지 3614명의 정보가 담긴 마을별 차량 블랙박스 정보나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경찰서와 소방서는 절도 행위 등 치안을 해치는 상황이나 구조·구급 활동에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 사법 조치, 또는 응급조치한다. 또 필요시 지역주민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현장 동영상을 활용한다. 

 ◇ U-City 통합센터 운영
 
 시는 유비쿼터스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방범 CCTV 통합 감시로 각종 범죄 예방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7년간 방범용 CCTV 설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현재 1239곳에 2931대가 설치됐다. 올해에만 24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360도 회전을 하면서 촬영하는 기능을 갖춘 HD급 20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다.

 주택가 우범지역, 수내중학교 앞 등 어린이보호구역, 수진동 외국인 밀집지역 등에 설치됐으며, 성남시청 8층의 CCTV 통합관제센터와 실시간 연계된다.

 통합관제센터에선 경찰관 3명과 관제요원 36명이 하루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시 전역에 설치된 방범용 CCTV 화면을 지켜본다. 연중 무휴 24시간 감시 체계가 운영돼 범죄 예방뿐 아니라 안전사고,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막는 효과를 낸다.

 시 관계자는 "성남시의 범죄예방 사업 정점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핵심 공약사업 중 하나인 '시민순찰대'였다. 시민들의 큰 호응 속에도 해체하게 돼 아쉽다"며 "범죄예방은 물론 일생생활 속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데, 향후 다시 정상 운영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남지역 홍반장으로 불린 '시민순찰대'는 2015년 7월 출범한 성남시민순찰대는 3개 동에서 동네 순찰, 여성 심야 귀가, 학생 안심 등하교, 택배 보관, 생활공구 대여, 간이 집수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1년 2개월간 시범 운영됐다.

 시민만족도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만족하는 정책으로 평가받아 확대 시행을 추진했지만 시의회 심의·의결 과정에서 부결돼 지난해 9월30일 자동 해체하게 됐다.

 jungha9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