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IT업계에 따르면 AI 스피커 시장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미국의 아마존은 자사의 AI 비서 알렉사를 대만 HTC의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도 진출했다.
AI 스피커 시대는 미국 아마존이 처음으로 열었다. 아마존이 2014년 출시한 에코는 당시에는 단순한 가정용 AI 스피커였다. 하지만 알렉사를 서드파티 업체들이 개발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대폭 증가했다.
이에 현재는 음성대화로 아마존 홈페이지에서 쉽고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 아마존의 이같은 전략은 적중했고, 에코는 전 세계적으로 510만대가 넘게 팔렸다.
아마존의 알렉사가 스마트폰에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스피커로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저변을 확대한 것이다. AI 비서 시장은 소비자가 평소에 지니고 있는 스마트폰과 주거환경에서 쓰이는 스피커로 구분됐다.
알렉사는 AI 스피커 시장에서는 경쟁자인 구글 어시스턴트나 시리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하드웨어가 없다는 점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스마트폰과 스피커에 모두를 노리는 회사는 아마존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자사의 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한 구글홈(스피커)를 공개한 바 있다.
애플의 '시리'처럼 음성으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수행 가능한 기능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기존 음성인식과 달리, 사용자의 취향이나 의도를 파악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하다.
구글은 가전제품을 따로 판매하고 있지 않아 글로벌 가전강자인 LG전자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협업을 통해 각종 가전제품을 구글홈에 연동시켜 활용하는 서비스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습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시그니처 냉장고 및 세탁기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 제품군에 구글 홈 연동 서비스를 탑재하고 에어컨, 오븐, 건조기, 로봇청소기 등 다른 스마트 가전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비서 빅스비(Bixby)를 자사의 프리미엄 모델군인 갤럭시S8 시리즈에 먼저 적용했다. 현재는 코드명 '베가(Vega)'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음성 인식 스피커를 개발 중이다.
출시 시점이나 디자인, 기능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빅스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언어 지원이 가능해지는 시점 이후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빅스비에 영어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빅스비를 통해 영어로 갤러리, 계산기, 날씨, 리마인더, 빅스비 비전, 메시지, 설정, 시계, 연락처, 전화, 카메라 등 10여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가전, TV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우선 선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 향후에는 빅스비를 통해 각종 기기에 음성명령 기능이 적용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삼성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든 가전기기를 하나로 묶는 등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 말의 맥락을 이해하고 학습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등이 새로운 패러다임 등의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AI 비서는 음성만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을 벗어나 일정을 관리하고 음식점을 예약하거나 가전기기들을 제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의 기술 고도화와 반도체 기술 발달이 맞물려 AI 플랫폼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가전 등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터치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에는 음성인식이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직접 누르는 방식에 비해 음성 명령이 기기의 기능을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나 사물인터넷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 모든 라이프스타일이 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업체들은 '연결성'으로 미래 가전·미래 홈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다. 결국 직업 만든 생태계에 타 기업들을 종속시키느냐 혹은 종속되느냐의 싸움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비서 시장은 기기의 특성으로 스피커와 스마트폰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 각 기업들이 미래의 떠오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물밑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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