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제한적 집단소송제 실효성에 의문"
동물·빈곤·장애단체 "후보 시절 공약과 달라"
한국교총 "세부 계획에 현장 목소리 없어"
민주노총 "일자리만 있고 노동 빠진 계획"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청와대에서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두고 각계 단체의 격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의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19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방향과 계획을 통해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개혁 의지를 밝혔다는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대선 공약 가운데 일부 빠지거나 후퇴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미흡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고 법무부 탈검찰화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권 분산이라는 방향에서 바람직하나 과도한 경찰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혁도 병행돼야 한다"며 "저항을 뚫고 재벌 개혁을 실제로 추진해야 한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보충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관련자들의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하는 것 등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막고 있는 선거법 개정도 필요하다. 가계부채와 관련한 계획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며 "집단적 노사관계에 대한 내용이 없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부분이 빠진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공공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법인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종합부동산세 정상화와 같은 적극적인 방식이어야 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없고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문제가 빠진 것도 지적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집단소송제 관련 논평에서 "오랫동안 소비자들이 요구해온 집단소송제와 징벌배상제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 제한적으로 도입된다는 것을 보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감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집단소송제를 소비자 분야와 식품 사고로 징벌배상제 역시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분야로 한정했다"며 "현재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있으나 엄격한 소송 요건이 엄격하고 절차가 까다로워 유명무실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물단체 카라는 논평에서 "동물복지에 대한 내용이 단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았던 이전 정부의 국정과제에 비하면 의미가 있다"면서도 "반려동물 보호를 거론하면서 정작 중요한 개식용 종식과 동물보호법 강화 등 시급한 과제가 빠져있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카라는 "국민들은 동물복지에 관한 수치적 변화가 아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시스템이 질적으로 도약하기를 염원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했던 동물의료협동조합, 반려견 놀이터 확대, 동물보호 전담기구 설치 등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곤단체인 기초법바로세우기 공동행동은 "주거 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를 환영한다"면서도 "임기 내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계획이 없고 수급가구가 아닌 부양의무자가구에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우선 적용한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은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장애등급제를 폐지, 탈시설 정책을 약속했다. 그런데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거주 시설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짧은 시간에 교육 등에서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정 전략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세부 실천과제를 볼 때 현장의 보완 내지 개선 요구가 있었음에도 당초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동부문 계획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자리가 우선이고 노동은 나중이라는 것을 이번 국정운영계획에서 볼 수 있다"며 "의욕적인 일자리 과제를 추진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한국 사회의 핵심 과제인 노동이 주변부에 자리 잡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동 문제의 핵심은 노동권 문제이며 구체적으로 노동3권을 전면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노동권 전면보장을 핵심과제로 세우지 않게 되면 비정규직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의미와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국민주권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는 노동권을 전면 보장하는 사회를 핵심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며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고 실질적인 노정간 교섭을 통해 노동존중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