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남북관계가 단절됐던 지난해 팩스 통신선을 통해 회담을 하자고 연락한 적이 있었다"며 "북한은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반응을 보여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이 우리의 취지를 잘 알기 때문에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대남기구의 성명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군사회담 필요성을 언급하자 10여일 만에 국방위원회 공개서한을 통해 남북군사회담 개최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대화 공세'로 판단하고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 당국자는 이번 정부의 공개 제의가 본격적인 대화가 아닌 접촉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 간 대화는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동결로 가는 그런 대화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현재의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접촉성이 강한 초기적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지난 17일 발표문에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대화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연함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정부는 베를린 구상 취지를 설명하고, 남북문제를 풀기 위해 접촉 창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의 취지를 이해하고 호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미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남북 회담 공개 제의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와 관련해 "어제 발표 이전에 외교 경로를 통해 충분한 설명이 있었고, 거기에 대해 미국 측이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 진행 상황에 대해 당당하면서도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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