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제천 의림지' 관개율 전국 최고 수준

기사등록 2017/06/29 11:27:20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의림지(義林池)'가 조선시대에도 전국 최고 수준의 관개시설이었음이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해 8월25일 촬영한 의림지 내 인공섬인 '순주'. 2017.06.29. <a href="mailto:ksw64@newsis.com">ksw64@newsis.com</a>
'세종실록지리지'에 제천 전체 논 면적 71.6% 관개 기록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의림지(義林池)'가 조선시대에도 전국 최고 수준의 관개(灌漑)시설이었음이 확인됐다.

29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의림지는 5세기 후반 이전 삼한시대에 축조했다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보면 제천현은 본래 고구려 내토군(奈吐郡)이었고 신라에서 내제군(奈堤郡)으로 고쳤다.

의림지는 전북 김제 벽골제, 경남 밀양 수산제, 경북 상주 공갈못 등 고대 저수지 가운데 지금도 활용하는 유일한 관개용 저수지다.

둘레 약 1.8㎞, 면적 15만1470㎡, 저수량 661만1891㎡, 수혜 면적 2.87㎢에 이르는 의림지는 조선시대에도 전국 최고 수준의 관개시설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 제천현 조에는 '현 북쪽 6리에 큰 방죽(大堤)이 있는데 의림제(義林堤)라 한다'며 '길이 530척이고 논 400결(結)에 물을 댄다'고 적혀 있다. 세종 때 1결의 면적은 9859.7㎡이었다.

당시 제천현의 논 면적은 559결 정도여서 전체의 71.6%의 논 용수를 의림지 물로 댔다.

건국대 선한길 교수는 '제천 의림지의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 발굴과 유적 보전관리 계획 및 활용 방안'이란 주제의 논문에서 "충청도 12개 군·현의 평균 관개율이 9.1%이고, 경상도 관개율이 16~53%인 점을 고려하면 의림지의 효율성이 대단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18세기 후반에 편찬된 '여지도서'에서도 충청도 전체 경지면적 중 수전(水田·물을 쉽게 댈 수 있는 논)은 9만4733결이고 이 가운데 제천지역은 661결 87부 3속이었다.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의림지(義林池)'가 조선시대에도 전국 최고 수준의 관개시설이었음이 확인됐다. 사진은 조선 후기 화가 이방운의 서화첩 '사군강산삼선수석(四郡江山參僊水石)'의 의림지도. 2017.06.29. (사진=국민대 박물관 소장)  <a href="mailto:photo@newsis.com">photo@newsis.com</a>
의림지의 관개 기능은 성종 때도 인정을 받았다.

성종 5년(1474) 8월4일 기사에서, 영의정 홍윤성은 "제천의 의림지는 전조(前朝)에 쌓은 것인데, 근래 수령들이 고기잡이를 해서 못둑이 터졌다"며 "이 방죽은 관개하는 바가 매우 넓으니 마땅히 쌓아야 할 것"이라고 의림지 보수를 건의해 왕의 재가를 받았다.

의림지는 영호정·경호루 등 아름다운 누정과 연자암·홍류정 등 전통 시설물과 어우러져 경관적·역사적 가치가 큰 경승지로 2006년 12월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제천시는 지난 20일 '제천 의림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추진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여는 등 의림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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