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두고 채권단 vs 금호아시아나 갈등 심화

기사등록 2017/06/26 08:41:13 최종수정 2017/06/26 09:10:26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12일 금호타이 협력업체 대표와 대리점주들이 광주 서구 화정동 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중국 국영기업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집권 여당에 매각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7.06.12  lcw@newsis.com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여부를 두고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금호타이어 채권단 간 대립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날 지 초미의 관심사다.

 26일 금융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에서는 오는 27~28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최종 수정안을 결정한 뒤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대한 최후 통첩을 보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최후 통첩을 보낼 때 금호산업에 회신 날짜를 못 박는다는 계획이다. 만약 수정안을 금호산업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박 회장의 경영권 회수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사용료율과 사용기간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1조3000억원에 대한 연장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채권 만기 연장이 거부될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채권단은 차입금 담보로 쥐고 있던 박 회장의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행사할 수 있다.

 금호홀딩스 지분 40%가 매물로 나온다면 박 회장의 지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자칫 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 채권단의 계산이다.

 박 회장 측이 압박을 받아 입장 변화를 보인다면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매출액 대비 0.2%의 상표권 고정 사용료율 ▲5+15년 사용(더블스타에서 언제라도 3개월 전 서면통지로 일방적 해지 가능) 등의 조건으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채권단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금호산업 측은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사용기간 20년 보장 ▲해지 불가 등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이 채권단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는 힘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정권의 집권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 금호타이어를 중국계 기업이 통솔하는 더블스타에 매각할 경우 호남에서부터 집권 세력을 향한 여론이 안좋아질 수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기간동안 금호타이어 매각 불가론을 외쳤다는 점은 금호산업에 힘을 실어준다.

 채권단의 수장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동걸 산업은행장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금호산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산업은행장이 교체될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 방향이 180도 바뀔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박 회장은 2009년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으로 넘어갈 때 사재를 출연한 대가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은 상태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각이 불발될 경우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근 금호고속을 다시 품에 안으며 그룹 재건에 나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협조해 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버티면서 매각이 불발될 경우 다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으로서는 이동걸 산은행장이 있을 때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각을 적극 추진하려고 하는 모습이지만 박 회장의 경우 버티면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에서 중국 기업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아래서 채권단이 채권 만기 연장 거부 카드도 쉽게 꺼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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