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 견지·파리협약 이행 재확인
독일·프랑스, 신 밀월관계 과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은 23일 테러 대책을 포함해 역내 군사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EU 28개 회원국 정상은 브뤼셀에서 이틀간 열린 정상회의를 마치면서 군사안보 공조를 강화하고, 미국의 이탈 움직임으로 위기를 맞은 자유무역과 파리 기후협약을 견지하고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정상회의는 영국의 EU 이탈(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속에서 이민정책 등에선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합의 사항을 담은 12쪽의 정상회의 결론(summit conclusions)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역내 방위협력 심화의 내용은 상설 방위연대 틀을 창설하고 무기 조달과 연구개발에 드는 자금을 공동으로 대기 위한 '유럽방위기금' 조기 실현이다.
방위연대 상설 틀은 2009년 발효한 리스본 조약에 명기됐으나 영국의 반대로 논의가 미뤄졌다. 브렉시트로 독일과 프랑스가 관련 협의를 본격화하게 됐다.
통상정책에서는 반보호주의에 의견 일치를 하면서 자유무역 견지를 확인했다. 다만 중국 등 역외의 덤핑과 중요산업 인수에 대한 방비책을 놓고서는 이견을 나타냈다.
이민과 난민 정책을 놓고선 역내 수용 분담을 모색하는 독일 등과 헝가리 등 중동유럽권이 대립했다. 그래도 EU 안전을 위협하는 난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현행 시스템을 개혁하고 EU의 국경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며 터키와 맺은 난민협정을 이행하기로 의견을 정리했다.
또한 각국 정상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5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영국 런던에 있는 EU의 유럽은행감독청과 유럽의약품청을 이전하는 절차에 합의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참석해 이번 회의의 초점 중 하나인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선 각국 정상이 브렉시트에 개의치 않고 EU의 미래에 중요한 실질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했다.
투스크 의장은 "브렉시트 문제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다뤄졌다"며 다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안한 영국 내 EU 시민의 권리보장 정도는 '기대 이하"로 오히려 나빠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EU 시민의 권리보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연하다"며 "그런 부정적인 요소를 줄이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강조, 영국 측에 보장 확대를 요구할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정상회의가 브렉시트 협상을 하는 적당한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영국 내 EU 시민의 재판관할관을 유럽사법재판소를 배제한 채 영국 법원이 행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언명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사실상 새로운 밀월관계를 모색하는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했다. 통상과 이민·난민 대책에서 각국이 온도차를 보였지만 EU의 새로운 정립을 양국이 견인하겠다는 모습을 확인시켰다.
정상회의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란히 기자회견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의 협력 없이는 유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언명, 독일과 연대를 기반으로 EU 정상외교에 임할 자세를 내보였다.
메르켈 총리도 3개월 안에 EU 개혁안을 프랑스와 공동으로 제안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y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