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방선거 앞두고서는 통합 목소리 나올수도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보수 정당이 각각 전대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양당 후보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질문이 있다. 두 당의 통합이나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다. 새 지도부 체제 하에서 두 보수 정당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원유철 후보를 제외하면 한국당 당대표 후보들은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우호적이다. 홍준표 후보는 "우리가 당 쇄신만 잘 되면 상당 수 의원들이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상진 후보는 더욱 강한 어조로 "지방선거 전에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른정당 대표 후보들은 한국당과의 연대나 통합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태경 후보는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은 입에 꺼내서도 안 된다"며 "우리 정치권에서 한국당은 배제해야 할 세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혜훈 후보도 "한국당은 가짜 보수를 하고 있다"며 "정체성을 바꾸지 않고, 생각을 안 바꾸면 건전한 보수인 바른정당과 합치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김영우 후보, 정운천 후보도 큰 맥락에서는 입장을 같이 했다.
이렇듯 한국당과 달리 바른정당은 통합에 반대 입장이어서 당분간 두 당의 통합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여기엔 감정적 이유도 섞여 있다. 두 당은 같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최순실게이트를 거치며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 정두언 전 의원은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두 당은 감정의 골이 깊다"며 "친박 청산이라는 과제가 있는데 그게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운천 후보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그 쪽은 탄핵반대 정당이고 저희는 탄핵주도 정당"이라며 선을 그었다.
더군다나 한국당의 차기 당대표로 홍준표 전 지사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두 당 간 거리는 좁혀질 수는 없다는 전망이다. 홍 전 지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유승민 의원과 각을 세운 역사가 있다. 그는 최근까지도 바른정당을 "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에 비유했다. 바른정당 입장에선 이러한 강성 발언을 이어 온 홍 전 지사가 이끄는 정당과 통합하는 것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서는 보수 통합의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장은 서로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연말 정국을 거치며 그 명분이 약해지면 보수 가치를 내세워 뭉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당에 비해 의석 수가 월등히 적은 바른정당의 경우 한국당과의 통합을 유효한 선거 전략으로 택할 수도 있다.
이상일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와 관련해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지금의 다당체제가 그대로 갈 것"이라면서도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보수 정당이 분열돼 선거를 치르면 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때 가서 통합 논의가 있을 것이다. 두 당 모두가 고민이 많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양당 지도부가 구성돼도 두 보수정당의 신경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서로가 보수의 적자임을 주장하며 지지층을 향한 구애를 펼치다 내년 지방선거 정국이 다가와야 비로소 이같은 분위기에 대한 변화의 조짐이 싹 틀 것이란 관측이다.
suw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