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시청 6층 시장실로 들어서자 가로 3.63m, 세로 1.67m 크기의 대형 화면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박 시장은 "그간 종이와 서류로 도시를 운영해왔다면 이제 온라인과 디지털 방식으로 서울시를 운영하겠다"며 "내가 아는 한 이렇게 디지털 방식으로 통합해 운영하는 시장실은 세계 최초"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아세안특사 회의차 여기 왔다가 배워갔다"며 "앞으로 여러 도시에 수출하려 한다. 청와대에도 이런 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화면을 마주보고 선 박 시장이 오른손을 서서히 움직이자 동작인식 기술에 의해 커서가 따라 움직였다. 그 상태에서 박 시장이 왼손을 한쪽 방향으로 선을 긋듯 움직이자 클릭이 돼 화면이 전환됐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연배우 톰 크루즈가 가상 자판을 조작하던 모습이 연상됐다.
이어 박 시장이 "원순씨"라고 말하고 "재난 안전"이라고 재차 말하자 재난안전 관련 자료가 화면을 채웠다.
사고담당 공무원이나 현장요원과의 화상통화도 가능했다. 박 시장이 통화를 누르니 담당 공무원과 화상전화가 연결돼 실시간 통화가 이뤄졌다.
시내 교통현황이 한눈에 들어오는 기능이 있었다. 박 시장이 한성대입구쪽을 누르자 인근 CCTV가 동시에 화면에 떴다. 버스정류장 위치는 물론 버스내 승차인원도 확인 가능했다. 교통 정체 여부는 색깔로 표시됐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승차대에 몇대가 있는지 역시 조회 가능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내 지역별 대기질 현황을 조회했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오존 등 대기오염물질 현황이 표와 그래프 형태로 화면에 표출됐다. 자치구별 현황을 따로 볼 수 있게 돼있었다.
여기에 시내 상수도관과 각 정수센터 수돗물의 탁도와 잔류염소량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여론동향도 한눈에 들어왔다. 응답소(다산120) 접수 건수와 서울시 천만상상오아시스에 등록된 글, 서울시 관련 주요 이슈가 검색 가능했다. 퀴어문화축제와 서울로7017 등 쟁점사안에 관한 찬반의견이 집계돼 찬성이 많을 경우 녹색으로, 반대가 많으면 적색으로 표시됐다.
그는 "재난발생시 현장으로 다 연결이 가능하다. 급한 것도 지시할 수 있다"며 "다들 사고 현장에 시장이 언제 도착하는지를 궁금해 하는데 이제는 응급으로 다 지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화보고는 19세기 방식"이라며 "이제는 (원거리에서 시장이) 사태를 장악하고 통제하는게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세계 각국에 수출할 생각"이라며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도시전자정부협의체(WeGO)에서도 홍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은 설명을 마칠때쯤 화면속 시정뉴스란에 '이재명, 내년 서울시장 도전 고심중'이라는 기사 제목이 표출되자 "1년 뒤에는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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