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박근혜(65) 전 대통령 5촌간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기록 등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씨의 유족이 "사건기록 등사를 허가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라며 서울북부지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공개된 정보는 박씨와 그의 사촌 박용수씨등의 사망 전 1개월간의 통화내역 및 발신기지국 주소 등에 불과하다"라며 "수사 방법이나 절차상 기밀이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공개한다고 해 향후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박용수씨 사건은 이미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결정으로 종결됐다"라며 "해당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 지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해당 정보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등사를 허가하지 않은 처분을 내릴 수 없어 위법하다"라고 판시했다.
'박근혜 5촌 살인사건'이란 지난 2011년 9월 박 전 대통령의 5촌인 박용철씨가 북한산 등산로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을 말한다. 피의자로 지목된 사촌 박용수씨 역시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박용수씨를 살인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지만, 서울북부지검은 박용수씨가 숨졌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후 박씨 유족은 검찰에 비공개 정보 등을 복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구했으나, 검찰은 비밀로 보존해야 할 수사방법상 기밀이 누설되거나 불필요한 새로운 분쟁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불복한 박씨 유족은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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