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격범 호지킨슨은 누구?···'공화당을 끝장내자' 단체 회원

기사등록 2017/06/15 09:02:47 최종수정 2017/06/15 09:29:54
【벨빌(미 일리노이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14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야구 연습 중이던 스티브 스컬리스 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등에게 총격을 가해 5명을 부상하게 만든 제임스 호지킨슨(66)은 오랜 기간 공화당을 비난해 왔으며 최근에는 일리노이주의 자신의 집에서 벌판을 향해 총격을 가해 이웃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총격 당시 스컬리스 원내총무를 경호하던 의회 경찰과의 총격전으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소한 이유로 몇 차례 경찰에 체포됐던 전력이 있는 호지킨슨은 주택하자평가사(home inspector)로 일했으며 오래 전부터 공화당을 경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공화당을 끝장내자'(Terminate the Republican Party)라는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총격 직전 제프 던컨 공화당 하원의원은 "야구연습장을 떠나려 하는데 한 남성이 다가와 연습 중인 사람들이 공화당 의원인지 아니면 민주당 의원인지 물은 뒤 조용히 사라졌다. 그의 태도는 아주 정중했었다"고 말했다.

 호지킨슨은 최근까지도 주택하자평가사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가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민주당)의 열렬한 팬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미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했던 샌더스 의원은 호지킨슨이 지난해 자신의 선거 캠페인에서 여러 차례 자원봉사자로 일했음을 시인했다.

 미 당국은 호지킨슨이 지난 3월 이후 알렉산드리아에 머물렀으며 화물차에서 생활하며 일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연방수사국(FBI)의 팀 슬레이터는 말했다.

 온라인을 검색해 보면 호지킨슨은 현지 언론 벨빌 뉴스-데모크라츠에 많은 기고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24차례 이상 기고를 했는데 기고 주제는 항상 소득 불평등에 대한 것이었다.

 삶의 대부분을 인구 4만2000명의 작은 마을 벨빌에서 보냈던 호지킨슨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대공황 직전과 비슷하다고 말해왔으며 의회가 과세 등급을 늘리지 않고, 조세 개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통렬하게 비난해 왔었다.

 2010년 5월14일 그는 한 기고문에서 "나는 부자들을 부러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부자)들이 정치인을 매수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법을 왜곡시키는 것들을 경멸한다"고 밝혔다. 2011년 3월4일에는 "의회는 조세법을 개정해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완화시켜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원들이 양심적인 사람들로 구성됐던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던 호지킨슨은 22010년 10월에는 뉴욕과 보스턴 등지에서 발생한 월가 점령 시위에 대해 "미국이 실패하고 있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의회에 지쳤기 때문"이라며 월가 점령 시위를 칭송하기도 했다.

 호지킨슨이 처음 법적 문제를 일으킨 것은 1990년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도 경찰의 체포에 저항한 것이었다. 이후 그는 몇 차례 사소한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한번은 심각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호지킨슨은 2006년 4월 가출한 딸을 강제로 집으로 끌고 가려다 저항하는 딸의 남자친구에게 주머니칼을 꺼내 휘두르고, 달아나는 남자친구를 향해 총격을 가해 폭력 혐의로 처벌됐었다.

 2011년 이후 별일 없이 조용히 지내던 호지킨슨은 지난 3월24일 집에서 인근 옥수수밭을 향해 총을 발사하다 이웃의 신고로 보안관이 출동하도록 만들었다. 당시 보안관은 호지킨슨이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추고 있었고 단지 사격 연습을 했을 뿐이라는 말에 주택가에서 함부로 사격을 하면 안 된다며 주의만 주었다.

 이 총격 며칠 후 호지킨슨은 일리노이를 떠나 버지나아주 알렉산드리아로 옮겼다.

 벨빌이 지역구인 마이크 보스트 하원의원(공화당) 사무실은 2016년 6월 이후 호지킨슨 측과 10차례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접촉은 주로 전화통화나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으며 내용은 다양한 법안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었지만 위협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보스트 의원 사무실은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호지킨슨과 친구였던 데일 월시(65)는 호지킨슨에 대해 "정치 얘기는 하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매우 열정적이어서 종종 싸움에 휘말리곤 했다. 누군가가 도발하면 결코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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