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 희생 '미선·효순 15주기'…추모제 잇따라

기사등록 2017/06/13 18:22:37
【양주=뉴시스】이경환 기자 = 13일 오후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심미선·신효순 양의 15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2017.06.13.(사진=독자 제공)  lkh@newsis.com
유가족 14년 만에 추모제 참여···"SOFA 개정해야"
광화문 시민분향소 설치···도깨비굿, 판씻이 공연 등 열려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15년 전 6월 주한미군 장갑차(궤도차량)에 치여 사망한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3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로 구성된 고(故) 신효순·심미선 15주기 추모행사 공동준비위원회는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옆 KT 본사 앞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효순·미선양의 넋을 달래는 추모제를 개최했다.

 이날 광화문추모제에서는 '바람도 가져가지 못한 꽃잎', '반딧불이 운동화' 등 효순·미선양을 그리워하는 작가 7명의 영상·그림 작품이 상영됐다.  이어 정화수의례와 판씻이 공연, 길놀이와 도깨비굿, 촛불집회 등이 진행됐다.

 오전에는 사고가 발생했던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에서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씨와 효순 양의 아버지 신현수씨가 참석한 가운데 현장추모제가 열렸다. 유가족이 추모제에 참여한 건 14년 만이다.
 
 현장추모제는 행진과 함께 평화공원 부지에 솟대 세우기, 헌화, 살풀이 등이 마련됐으며 유가족과 시민, 이성호 양주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이재정 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미선양의 아버지 심씨는 추모사에서 "15년 동안 함께 슬퍼한 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이 자리가 불평등한 한미 소파(SOFA)협정이 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주=뉴시스】이경환 기자 = 13일 오후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심미선·신효순 양의 15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2017.06.13.(사진=독자 제공) <a href="mailto:lkh@newsis.com">lkh@newsis.com</a>
위원회는 사고 15주기를 맞아 경기 양주시 사고 부근 일대에 국민 성금을 모아 제작한 추모비 '소녀의꿈'을 설치하고 추모 공원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땅 0.01평(시가 1만원)~1평(시가 100만원) 사기 운동을 진행하며 추모비 부지 마련과 평화공원 건립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성금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2년 6월13일 당시 여중생 미선양과 효순양이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효촌리 마을 앞 도로를 따라 걷던 중에 훈련을 마치고 복귀 중이던 주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다.

 '효순이 미순이 사건'은 한일월드컵과 지방선거 등에 묻혀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당시 장갑차 운전자였던 미군 병사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진 후 뒤늦게 국민적인 추모 열기가 일면서 한미행정협정(소파·SOFA) 개정 여론이 고조됐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