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초짜 시절 러시아의 나토 가입 구상했었지, 허허"

기사등록 2017/06/12 20:27:48 최종수정 2017/06/12 20:49:48
【AP/뉴시스】 2000년 7월 자료사진으로, 러시아 대통령에 갓 취임한 블라디미르 푸틴이 반년 뒤 퇴임을 앞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일본 오키나와 G8 정상회의에서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푸틴은 이 무렵 러시아의 나토 가입을 클린턴에게 문의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7. 6. 12.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0여 년 전 대통령에 처음 취임했을 때 '러시아가 나토에 가입하는' 안을 구상한 적이 있다고 최근 털어놓았다.

12일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영화 감독 올리버 스톤과의 시리즈 인터뷰 중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 안을 직접 문의했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때  '러시아가 나토에 가입할 수도 있는 옵션을 한번 고려해보자'고 내가 말하자 이에 클린턴은 '안 될 게 뭐 있나?'라고 답했다"고 푸틴은 회상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이 허를 찔린 듯 상당히 불편해 하는 기색이었다고 푸틴은 덧붙였다.

1990년 구 소련 해체와 탈 냉전 후 클린턴 미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매우 가깝게 지냈으며 뜻이 맞아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더할 수 없이 양호했다.

클린턴 임기 마지막 해인 2000년 KGB 출신의 푸틴이 새 대통령으로 등장하면서 사정이 급변했다.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 시점까지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탈 냉전 후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스톤 감독은 푸틴과의 인터뷰를 2015년~2017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4부작의 인터뷰 방송이 미 케이블 쇼타임 채널에서 12일부터 나간다. 인터뷰의 첫 2시간 분량이 언론에 사전 공개됐다.

2018년 4번째 대통령선거 출마 및 당선이 확실시되는 푸틴은 인터뷰 초입에서 자신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으나 미국의 '제국주의적 정신 상태' 때문에 좌절됐다고 말했다.

나토는 푸틴의 반대 속에 2004년 러시아에서 벗어난 동구의 옛 공산권 국가들을 신규 회원으로 대거 받아들였으며 지난주에는 옛 유고의 몬테네그로를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시켰다.

한때 나토 합류 안을 만지작거렸다고 말한 푸틴은 인터뷰 여러 곳에서 이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진 확장해 러시아 국경까지 밀려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k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