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매체 폴리티코는 30일(현지시간) 푸틴처럼 근육질 상체를 드러내며 남성미를 뽐내고 트럼프처럼 막대한 재산을 자랑하지도 않지만, 마크롱이 '진짜 터프가이'가 뭔지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은 점잖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잘 알려졌다. 그는 비록 국제무대엔 갓 데뷔했지만 본인만의 매력으로 라이벌들을 다루면서 '업데이트된 버전의 스트롱맨'으로 거듭났다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마크롱이 올 초 프랑스 대선 후보로 혜성같이 나타난 뒤 지난 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자리한 일까지 그동안 그의 '남성성'이 돋보인 7가지 순간을 소개했다.
◇ 트럼프 쥐어짜기
나토 회의 기간 마크롱과 트럼프의 악수를 통한 '기싸움'은 큰 화제가 됐다. 마크롱은 트럼프의 공격적 악수법에 대응해 그의 손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강한 악수를 건냈다.
마크롱은 이에 관해 '순수하지 않은 악수'였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외신들은 그가 이 악수만으로 트럼프를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쉽게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트럼프 앞에서 방향틀기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토 정상들이 다 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마크롱은 또 한번 트럼프를 농락했다. 그는 맞은편에서 트럼프에게 다가가는듯 하다가 휙 방향을 틀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포옹했다.
트럼프는 마크롱이 자신에게 오는 줄 알고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민망한 상황에 처했다. 마크롱이 막무가내식 '트럼프의 미국' 보다 독일을 더 좋은 친구로 고려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장면이었다.
◇ 사진에서 사라진 트럼프
마크롱은 쥐어짜기와 방향틀기에 이어 트럼프에 '해트트릭'(3득점)을 날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만 쏙 빼놓고 G6 정상들이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외신들은 마크롱이 이 사진을 통해 트럼프를 향해 "존경하는 동료 지도자들께서 당신이 빠진 가운데도 완벽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 푸틴 움켜쥐기
둘은 놀라울 정도로 힘의 균형을 이루는 악수를 했다. 이에 마크롱이 전략적으로 온화한 듯하면서도 굳센 모습을 보였고 결국 성공했다는 평이 나왔다. 푸틴은 이번 만남에서 다른 때보다 중립적인 자세를 취했다.
◇ 푸틴 면전에서 러시아 언론 비판
마크롱은 푸틴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언론들의 프랑스 선거 개입 의혹에 관해 직설적 발언을 했다. 그는 일부 러시아 매체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선전 기관' 노릇을 했다고 비판했다.
푸틴은 마크롱이 발언을 할 때 바로 옆에 서있었지만 왠일인지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은 추후 따로 마크롱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 극우 르펜 기죽이기
마크롱은 대선 기간 결선 경쟁자인 마린 르펜(48) 국민전선(FN) 대표의 기를 꺾는데 공을 들였다. 르펜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극우 후보로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마크롱은 양자 토론에서 테러 격퇴를 위해 국경을 폐쇄해야 한다는 르펜의 주장은 헛된 공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르펜을 향해 마치 야단을 치는듯한 손짓을 취해 눈길을 끌었다.
◇ 11인 토론에서도 존재감
마크롱은 자신이 창당한 중도 신당 '앙마르슈' 외에는 제대로된 지지 기반이 없음에도 최종 대선 후보 11인을 제치고 당당히 대통령 자리에 당선됐다.
마크롱은 4월 후보 11인 집단 토론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권자들은 내로라하는 기성정당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주도적으로 르펜을 공격하며 자기 주장을 펴는 마크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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