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론은 필리핀 내 이슬람 분리주의 단체 중 가장 과격한 '아부 사야프’의 지부를 이끌고 있다. 지난 2월 독일인 관광객을 납치하고 참수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온라인으로 공개한 단체다.
이들은 기독교 국가인 필리핀 남부 섬 지역을 분리·독립시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알카에다와 연계를 맺고 본격 활동을 시작해 1993년 다바오시 성당 폭탄 테러, 1994년 바실란섬 버스 납치 사건, 2001년 팔라완섬 관광객 납치, 2004년 마닐라 여객선 폭탄 테러 등을 저질렀다.
하필론은 게릴라 공격 전문가로 알려졌다. 2001년 팔라완섬 관광객 20여명 납치사건 등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미국 법무부는 하필론에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최우선 수배령을 내걸었다. 2014년 공개적으로 IS에 충성을 맹세한 이후 필리핀 군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필론이 필리핀 군의 집중 공세로 조각난 아부 사야프 지부와 회원들을 결속시키기에 충분한 능력을 가진 소수의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보고 있다. 일종의 구심점인 셈이다. IS의 동남아 지역 총책임자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IS 지도부에서 그를 필리핀의 '아미르’라고 칭한 뒤 더욱 위상이 높아졌다.
마닐라의 컨설팅 그룹 PSA의 마크 싱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여러 그룹이 패권을 둘러싸고 혼란스럽게 싸우고 있는 체스판 같은 민다나오에 하필론은 상징적으로 중요성을 띤 인물"이라고 했다.
한편 하필론 체포로 촉발된 필리핀군과 무장반군 간의 대립은 계속해서 격화되고 있다. 필리핀스타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무장세력 13명, 군인 5명, 보안요원 1명, 경찰 2명 등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31명이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23일 마라위 시가 있는 민다나오 섬에 60일 간의 계엄을 선포했다. 24일에는 "북부 루손 지역에도 IS 조직이 거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테러 활동이 진정으로 수그러들지 않으면 나라 전역에 계엄령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의 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시 시장은 25일 혼잡한 장소를 피하고 의심스러운 사람은 바로 신고하라는 등 시민 안전을 위한 행동지침 30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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