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현대무용 어렵다해서 이번 공연 마티스 그림과 연결"

기사등록 2017/05/25 09:25:00
【서울=뉴시스】김영미, 안무가. 2017.05.25. (사진 = 본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현대무용이 어려워요. 안무가의 정신이 더 들어가면 추상적일 수 있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유치할 수 있죠. 그 사이 균형을 찾아야 해요."  

 최근 회기동 경희대에서 만난 '김영미 댄스 프로젝트'의 안무가 김영미(경희대 무용과 교수)는 "무용이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미는 오는 27일 오후 5시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앙리의 빨간 물고기'를 선보인다. 국내 최대 현대무용축제인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2017 모다페)의 국내 초청작이다. 지난해 선보인 1시간 가량의 작품을 27분으로 압축했다.

 20세기 표현주의 대표적인 화가인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모티브로 삼았다.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 '리디아 델렉토르스카야의 초상', 동상이몽을 표현하는 '빨간 물고기', 외로움을 상징하는 '푸른 누드', 화합과 소통을 꿈꾸는 '한여름 밤의 꿈' 등 4개 작품이다.

 6명의 여성 무용수들이 김영미가 각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장면들을 표현하고 마지막에 영상을 통해 4개의 그림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티스의 색채가 눈에 들어왔어요. 덕분에 마음이 변했다고 할까요. 현대무용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 그림을 적용시키면 어떨까 생각했죠. 작년에 무용 전공하시는 분들보다 일반분들이 많이 보셨는데 무용 장면과 그림의 연결됐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시더라고요."  

 화려한 음악·세트·의상보다는 춤에 집중했다. 피아노 선율이 주를 이루는 음악에 소품도 검은색 탁자 6개 정도다. "요즘 현대무용에서 음악이 강렬한 비트, 효과음을 통해 음악을 무시하는 움직임을 많이 선보이기도 하는데 자극을 주기보다 힐링이 됐으면 했어요."

【서울=뉴시스】김영미, 안무가. 2017.05.25. (사진 = 본인 제공) photo@newsis.com
 1995년 MBC 광복 50주년 특집극 '최승희'의 주연을 맡은 채시라의 안무를 지도하기도 한 김영미는 "무용수들이 배우보다 표현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 없이 몸으로만 표현을 해야 하잖아요. 근육이 다 연결이 돼 있어 얼굴 표정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춤을 출 때 사용하는 근육이 달라져요. 표정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니 겉으로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속의 움직임도 중요하죠."

 1988년 '결혼변주곡'으로 본격적인 안무를 시작한 김영미는 어느새 안무가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통조림된 여자의 향수' 등을 통해 세밀한 몸짓으로 섬세한 감정을 전달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무용수의 기본은 누가 뭐래도 춤이에요. 움직임 하나하나는 거짓말을 안 해요. 춤이 그 만큼 무섭죠. 제자들에게도 이야기해요. 춤을 출 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느껴진다'고요. 동작 하나하나에 생각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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