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중소기업 유관단체들이 참여하는 중소기업단체연합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주간(5월15~19일)을 맞아 '희망제언' 기자간담회를 갖고 근로시간 단축 공약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노동시장에 대한 문제는 다소 미흡하다"며 "근로시간과 최저임금 문제를 급격하게 실행하려는 움직임인데, 근로와 관련된 모든 제도를 연계해 보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상향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기준이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일원화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보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시행을 할 때 단계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특정지역은 5000원만 줘도 할 사람이 많다"며 "타임스케줄을 단계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여러 가지 상황이 많지만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0일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을 하달,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근로기준법상 법정노동시간 준수, 노동시간 특혜업종 및 제외업종 축소, 공휴일의 민간적용·연가휴가 사용촉진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민간 부문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저임금(시급)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최저 10% 이상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청년 취업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채용하면 1명의 임금을 정부가 3년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포퓰리즘'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의 근로조건 개선이 일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경영유지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노동계는 문 대통령이 중소기업계의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강훈중 대변인은 "중소기업단체연합회는 결국 사장들의 단체 아니냐"며 "그런 반대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 다음가는 저임금 장시간 근로국가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이든 근로시간 단축이든 차등 적용은 안 된다"며 "지역, 업종에 따라 다르게 한다면 그게 최저임금인가. 근로시간 단축 역시 행정부가 잘못 해석해 온 법을 제대로 바로잡는 것이기 때문에 법을 지키자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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