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관리 차원 '서울오픈 챌린저'는 불참…프랑스오픈 2회전 통과 목표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예전에는 (경기중) 나만의 리듬이 없었는데 코트 위에서 리듬이 생기고 경쾌해지면서 시합이 재미있어졌다."
최근 유럽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잇따라 8강과 4강에 오른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정현(21·한국체대·삼성증권 후원)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기자회견에서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이 같이 밝혔다.
정현은 지난주 세계남자테니스협회(ATP) 투어 독일 뮌헨 'BMW 오픈' 2회전에서 톱 시드 가엘 몽피스(프랑스·16위)를 2-0으로 완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8강에서는 클레이코트 강호 마틴 클로잔(슬로바키아)을 2-1로 꺾고 개인 통산 첫 ATP 투어 4강에 올랐다.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007년 7월 이형택 이후 10년 만에 한국 선수 중 투어 4강에 진출, 대업을 이뤘다. 지난달 ATP 투어 '바르셀로나오픈' 8강에서는 라파엘 나달(스페인·5위)을 상대로 선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100위권 밖으로 밀렸던 세계랭킹도 66위(8일 기준)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3월7일 64위를 기록한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정현은 2015년 10월 개인 최고인 51위에 근접했다.
투어 통산 개인 최고인 4강의 성적을 안고 귀국한 정현은 최근 상승세에 대해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부정적인 생각도 많았지만 코트 위에서 만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러한 생각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같으면 나만의 리듬이 없었는데 코트에서 나만의 리듬이 생기고 경쾌해지면서 시합이 재미있었다"며 "지금은 리듬감을 더 익히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새롭게 함께 훈련하고 있는 김하늘 코치의 도움도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로 꼽았다.
김 코치를 '하늘샘'이라고 칭한 그는 "짧은 한 달 동안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미세한 것을 조정하면서 많은 것이 좋아졌다"며 "조금의 차이지만 많은 발전을 가져온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정현은 "아직 김 코치님과 정식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섬세한 부분까지 챙겨주고 자세도 바로 잡아주고 있다"며 "하늘샘과 훈련하며 이전 코치와 오랜 시간 훈련한 성과가 함께 빛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에 이어 지난달 클레이 코트의 황제 나달과 경기하면서 코트만 달랐을 뿐 세계 톱랭커 선수가 주는 압박감이 말로 표현 안될 만큼 컸다. 그런 압박감은 좋은 경험이 됐고,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주 서울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는 '서울오픈 국제남자챌린저'에서 정현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계속된 경기로 인해 팔꿈치에 조금 무리가 왔다는 정현은 무리하게 대회에 나섰다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팬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정현은 "냉정하게 몸상태를 보고 (참가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다. 코트에 들어서기 힘들 정도로 지친 상태는 아니지만 오늘 입국해 바로 시합에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작년에 못 뛰어서 올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보호 차원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 이어 부산에서 열리는 부산오픈 챌린저에 나설지 여부도 몸 상태를 지켜보고 결정할 계획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뛰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정현은 이번달 28일 개막하는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 오픈에 출전한다. 호주오픈과 US오픈 1회전 통과가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인 그는 2회전 통과를 목표로하고 있다.
프랑스 오픈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둔 클레이코트에서 펼쳐진다. 정현으로서는 자신의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을 기대해볼만 한 분위기다.
최근의 상승세가 자신감으로 이어지며 투어 우승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정현은 "이번 4강으로 인해서 정상급 선수들과도 해봤기 때문에 사정권에는 왔지 않나 싶다"며 "운도 따라줘야하고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투어 첫 정상에 오르면 하기 위해 생각해 둔 우승 세리머니가 있다는 정현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기다려달라"며 비밀에 붙였다.
정현의 우승 세리머니를 볼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