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에 행락철 육류 수요 증가로 축산물 가격 상승
오징어 등 수산물 가격도 6.7% 증가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4월 들어 채소가격이 큰 폭 떨어졌지만 육류와 어류 가격은 올라 서민들의 장바구니 고민은 여전한 실정이다. 계란값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높았고, 닭고기와 돼지고기 가격도 전체 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농산물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오르는데 그쳤다.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8월(1.9%) 이후 가장 적게 올랐다. 4월 전체 물가 상승률(1.9%)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봄철 출하량이 늘어난 채소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을 끌어내린 모양새다. 채소류 가격은 6.0% 감소해 2014년 10월(-8.9%)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주요등락 품목을 보면 배추가 36.6%, 브로콜리가 42.0% 내렸다. 열무와 무 가격도 각각 28.5%, 9.6%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탁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축산물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7% 올랐다. 올해 들어 ▲1월 9.5% ▲2월 7.7% ▲3월 8.6%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주요 품목을 들여다보면 달걀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3% 올랐고, 닭고기(9.7%), 돼지고기(7.7%), 수입쇠고기(4.8%) 등도 가격이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달걀은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알을 낳는 산란계가 많이 살처분 돼면서 공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은 행락철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늘어나 축산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식탁 단골매뉴인 생선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오징어 가격 상승률이 46.8%로 두드러졌고 갈치(6.3%)와 북어채(4.9%), 마른멸치(3.0%), 명태(2.7%) 등도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산물 같은 경우에는 오징어 쪽이 많이 올랐다. 수온이 오르면서 어획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를 보면 식품 부문 물가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4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지만, 식품으로 한정한 경우에는 3.1% 상승했다.
sympath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