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 '극우 대 극좌' 붙나…르펜 선두· 멜랑숑 급부상

기사등록 2017/04/12 11:28:16
【스트라스부르=AP/뉴시스】프랑스 극우 대선 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5일(현지시간) 동부 스트라스부르에서 선거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7.4.1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프랑스 대선이 '극우 대 극좌'의 대결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와 장 뤽 멜랑숑 좌파당 대표의 결선 경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Fiducial)이 공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멜랑숑 대표는 지지율 19%를 기록하면서 3위 주자로 올라섰다.

 멜랑숑은 지난 달까지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사회당 후보인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 등에 밀려 지지율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오자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선두 주자들인 르펜 대표와 중도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은 각각 24%, 23%를 나타냈다. 멜랑숑과의 격차가 4~5%포인트 밖에 나지 않는다.

 피용은 멜랑숑보다 낮은 18.5%를 얻으면서 4위로 밀려났다. 그는 대선 초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혔지만 부패 스캔들에 잇달아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빠졌다.

 Ifop-피뒤시알은 "이번 조사 결과는 멜랑숑의 놀랄 만한 진전을 보여 준다"며 1차 투표(23일)를 앞두고 상위 후보 4명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멜랑숑 대표는 이날 RTL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피용보다 앞선다면 르펜의 당선을 막기 위해 마크롱에 투표해야 한다는 주장은 모두 힘을 잃는다"고 강조했다.

 멜랑숑의 지지율은 1,2차 대선 토론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가 1차 투표를 사흘 앞두고 오는 20일 실시되는 3차 토론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결선 진출도 노려볼 하다.

【마르세유=AP/뉴시스】프랑스 좌파당의 대선후보인 장 뤽 멜랑숑이 9일(현지시간) 마르세유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오는 23일 대선 1차투표를 앞두고 멜랑숑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2017.04.10
 주간 뉴스테이츠먼은 멜랑숑은 2012년 대선 출마 때 막판 지지율 상승세를 탔지만 낙선했다면서도 그가 1차 투표에서 르펜, 멜랑숑 등 상위 후보를 앞지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결선에서 마크롱과 멜랑숑이 맞붙을 경우엔 마크롱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극우 르펜 집중되던 여론의 화살인 극좌인 멜랑숑에게 향할 거란 분석이다.

 르펜과 멜랑숑의 '극우 대 극좌'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멜랑숑이 승리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멜랑숑은 결선에서 르펜과 겨룰 경우 당선이 가능하다고 나타난다.

 멜랑숑은 르펜과 마찬가지로 반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하다. 그는 르펜처럼 프랑스의 EU 탈퇴까지 주장하진 않지만 EU 개혁과 조약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멜랑숑은 최저임금 15% 인상, 은퇴 연령 하향 조정, 공공 주택 추가 건설, 국가 재정 지출 확대 등 좌파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일각에선 그가 르펜 못지않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치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ez@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