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외부 입장표명 자제
'사드보복' 중심 천하이 부국장 동행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0일 윤병세 외교장관과 김홍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와 유엔 안전보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이외의 독자제재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특별대표와 2시간에 걸친 양자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양국 정상이 안보리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비핵화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양자회담이 있은 후 간략한 브리핑이 진행될 경우 양측 대표가 함께 입장을 밝히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지만 이날은 김 본부장 혼자 취재진 앞에 섰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김 본부장보다 앞서 청사를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우다웨이 특별대표는 이날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자 중국어로 '없다'는 의미의 "메이여우(没有)를 수차례 반복하며 황급히 청사를 빠져나갔다. 앞서 그는 이날 오전 입국 직후 공항에서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해 2월 방한 당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중국은 안보리 제재 이외의 어떠한 추가 독자제재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이 이날 회담 후 "양측은 북한이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강력한 추가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부분에서 중국의 이러한 입장을 읽을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또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선제타격론에 관한 의견 교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사드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사드 관련 논의가 있었고, 우리는 중국 측의 부당한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면서 문제의 근원인 북핵 위협 중단에 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중국 측은 기본 (반대)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다웨이 특별대표 방한에는 중국 측의 사드 보복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이 동행, 이날 회담에 배석한 점에 비춰볼 때 사드 보복 등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더이상 말씀드릴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제재와 압박에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중국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누누이 강조해왔고, 지난 2월 석탄 교역 중단 등의 실질적 조치가 있었다"며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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