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대표는 9일(현지시간) LCI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벨디브(Vel d'Hiv)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자들이지 프랑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벨디브 사건은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프랑스 경찰이 독일 나치 정권의 명령에 따라 유대인 1만3000명을 검거한 일을 말한다. 당시 붙잡힌 유대인들은 나치 수용소로 넘겨졌다가 사망했다.
르펜의 발언은 전현직 프랑스 대통령들의 주장과 상반된다. 사회당 소속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보수 공화당인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모두 벨디브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르펜 대표는 "프랑스는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의 가장 어두운 측면까지도 비판할 이유가 있다고 가르쳤다"며 "이제는 아이들이 다시 프랑스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유대인협회(CRIF)는 르펜의 주장에 대해 "프랑스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 나라는 유대인 추방과 선택적으로 역사적 기억을 취한 일을 1995년 인정함으로써 명예를 찾았다"고 비판했다.
올해 대선에서 르펜 대표의 최대 적수로 떠오른 중도 무소속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은 르펜의 이번 발언은 "심각한 실수"라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몇몇 이들이 마린 르펜이 장마리 르펜의 딸이라는 사실을 잊었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FN 창립자인 장마르 르펜은 반유대주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기소된 바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르펜은 해명에 나섰다. 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한 프랑스 비시(Vichy) 정권을 비판하려던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시 정권은 프랑스가 아니다"라며 불법 정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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