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굴욕감 피하기' 對 트럼프 '리더십 보이기'…합의점 찾아야 회담 성공

기사등록 2017/04/06 11:26:42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부사항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너무 솔직한 정치 초보자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중국이 미 경제를 '강간'했다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고, 지구온난화가 미국 제조업에 피해를 주려는 중국의 책략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역시 불안정하다. 그는 취임 초기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현재 35%까지 곤두박질쳤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수십년 동안 기만적인 공산당 정치를 탐색해왔으며, 외교관계 등에서도 언어의 공식을 중요시 한다.  

 시 주석은 지난 수십년 동안 가장 강력한 중국 지도자이며, 여전히 아시아에서 중국의 힘은 더 강해지고 있다. 

 이렇듯 다른 두 정상이지만, 6~7일(현지시간) 회담에선 어떻게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CNN은 5일 서로 다른 정치철학과 가치관 등을 가진 두 정상이 합의점을 찾기 위해 두가지를 제시했다. 시 주석이 굴욕감을 느껴서는 안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줘야 하다는 것이다.

 ◇ "시진핑이 굴욕감 느끼면 안될 것" 

 첫 임기 5년 동안 시 주석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오는 가을에 있을 제19차 당대회에서도 두 번째 임기를 위해 더욱 확고한 권력기반 다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 시스템이나 시장을 흔드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피할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 대응할 경우 이 문제는 중국에서 시 주석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권력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관계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다. 그리고 시 주석은 그의 강력한 정치적 입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부의 적이 존재한다. 공산당 강부들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반부패 운동이 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 주석은 반드시 미국과의 불안정한 무역전쟁으로부터 이번에 벗어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이미 밝힌대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러다보면 정상회담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외교 담당 수석 칼럼리스트이자 아시아 부상에 관한 새로운 책 “동양화(Easternization)”의 저자인 기드온 라흐만은 “시진핑은 굴욕감을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시 주석 체제 하에서 해외에서 분명히 더 강해졌다”면서 “만약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위압 당하는 것처럼 보인다면...그로선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도자로서의 면모 제대로 보여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분명하다. 취임 7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대통령직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판단에서 빚어진 참극이다. 세계는 그가 과연 국가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으며, 외국 지도자들은 그가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약점이나 징조들을 경계하고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자신이 중국과 관련해 했던 공약들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당시 그는 주로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을 언급했고,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주 트위터에 "중국과의 다음 주 회담은 더 이상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핵 계획을 막지 않으면 중국이 반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다른 영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이미 아시아 거물로 대하고 있다.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고, “하나의 중국” 정책도 존중한다는 뜻도 밝혔다. 남중국해에 인공섬 건설에 대해서도 과거보다 완화된 접근법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은 도대체 미국의 대(對) 중국정책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흐만은 “나는 그것이 혼란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이 다 그런 것 같은데, 아마도 이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마침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데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 미경험, 그리고 미중 관계에 대한 장기적 관점 결여 등이 이 같은 혼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중국으로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always@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