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형사 고발, 인권위 제소 진행할 것"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CJ대한통운에서 노동조합 활동에 참가한 택배기사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취업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노조)은 4일 기자회견문을 열어 "블랙리스트가 CJ대한통운에 존재한다는 정황증거가 드러났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여러 법규를 위반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던 노동자를 사찰하고, 조합에 가입하려는 노동자에게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을 했다"며 "CJ대한통운은 갑질해고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택배노조가 공개한 대화록과 문자메시지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취업불가 명단'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특정 택배기사들의 구직활동을 관리했다.
CJ대한통운 한 대리점에서 근무하던 김모씨는 지난해 12월 해고당했다. 그는 노동조합 설립 과정에 관여했던 택배기사다.
김씨는 다른 여러 지점에 취업 시도를 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김씨는 본사에서 관리하는 '취업불가'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에 CJ대한통운 어느 대리점에서도 일을 할 수 없었다.
김씨가 한 대리점 소장과 나눈 대화록에는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나 있다.
한 대리점 소장은 김씨에게 "본사에서 '취업불가' 명단에 포함돼 있어서 (김씨에 대한) 사번발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소장은 "전국 다른 곳에서도 (사번발급이) 안 될 것" "본사에 가봐도 소용없다. 잘 안 될 것" "채용불가 이런 것이 풀어지려면 한참 걸린다"는 말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CJ대한통운에서 대리점에 압력을 넣어 택배기사의 노동조합 활동을 막았던 정황도 드러났다.
택배노조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노동조합 창립총회에 참가할 경우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겠다' '노동조합 결성 문제로 해고된 택배기사의 취업요청을 거절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 택배기사는 대리점 소장이 "지점에서 노조 창립총회 참석자가 있으면 계약을 해지한다고 했다" "너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대리점이 불이익을 당하니 참석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대리점 소장은 "노조에 가입하게 되면 지원을 없애겠다. 편의도 봐주지 않겠다. 가입서를 쓴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이 가도록 하겠다. 그러니 가입서를 쓰지 말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근로기준법·노동조합법·형법·공정거래법 위반했다는 취지로 형사고발할 것"이라며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제소하겠다"고 강조했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