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主敵' 된 러시아…지하철 테러로 시리아전 개입 보복?

기사등록 2017/04/04 18:22:39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사진은 부상자들이 역사에 피신해 있는 모습.2017.4.4.
시리아 등 시아파 지원…전 세계 수니파 분노 불러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키르기스스탄계 러시아 국적자인 22세 남성 아크바리욘 자릴로프가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그가 확실한 테러범인지,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이다.

 이슬람 국가(IS)등 국제 테러단체가 이번 사건 뒤에 있다해도 그리 놀랄만 일이 아니다.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 IS, 수니파 테러리스트들의 첫번째 적(敵)이 미국에서 러시아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집트 공군기지에 특수 부대를 최근 배치하면서 리비아에 관여하려는 것이나,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는 등의 일련의 움직임이 전 세계 수니파의 분노를 불러오고 있다. 

 테러리스트 그룹도 자신들의 변화하는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하고 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IS 전투원은 비디오 동영상을 통해 "피가 바다처럼 흐를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위협했다. 전투원은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의 동맹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이란 및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공격의 이유라고 밝혔다. 

 결국 러시아가 중동 전역에서 점점 세력을 키우고 있는 시아파의 주요 지지자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40개의 다른 시리아 반군단체들도 “우리의 사랑하는 나라를 점령하는 것은 합법적인 목표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수니파 반정부 저항세력과 6년간 전쟁을 벌여온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주요 세력이다. 러시아와 이란의 정치적, 군사적 동맹도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 내에서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무장 세력의 주요 이데올로기가 세속적 민족주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로 변했기 때문이다.

 반란군의 중심은 체첸에서 다게스탄으로 옮겨 갔다. 반군들이 전쟁터로 떠나면서 체첸 전역에서 폭력은 줄었지만 다게스탄에선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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