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심리상태 불안…檢 '구치소 방문조사'에 심경 변할까

기사등록 2017/04/02 16:16:07
3.2평 독방서 사흘째 생활…수인번호 '503'
첫 입실 전 한참 눈물…식사도 제대로 못해
교정당국, 박 전 대통령 관련 내용 입단속
변호인단 대응 미흡 평가…교체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사흘째 구치소 생활을 이어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검찰 조사에서 심경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각에서 그간 변호인단 대응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변호인단 교체와 함께 변호 전략을 새로 짤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내 10.6㎡(3.2평) 넓이 독방에서 3일째 생활하고 있다. 과거 주한미군지휘협정(SOFA)을 위반한 미군이 주로 사용하던 공간으로 6.56㎡(약 1.9평) 넓이 일반 독방보다 큰 편이다.

 방 내부에는 접이식 매트리스(담요 포함)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과 함께 세면대와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이 공간에서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이 아닌 부여받은 수인번호 '503번'으로 생활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된 이후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입자' 신분으로 건강검진 등 절차를 마무리하고 독방에 들어서기 전 한동안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첫날 아침식사를 거의 먹지 못한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점심 역시 절반 정도만 먹었다고 한다. 당일 아침으로는 식빵과 샐러드 등이, 점심으로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등이 제공됐다. 설거지 역시 박 전 대통령 몫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에는 근무자는 물론 구치소 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함구령인 셈이다.

 교정당국 한 관계자는 "거물급 인사가 수감되면 구치소 생활 등 문의가 많이 온다"며 "이런 경우 보안에 상당히 신경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의 경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제한 없이 접견이 가능한데 이를 이용해 검찰 조사 대응 전략을 짜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유영하 변호사는 구속 첫날과 이튿날 박 전 대통령을 찾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여러권의 책과 영치금을 넣어줬다고 한다.

 검찰 조사 역시 서울구치소 내에서 이뤄질 공산이 크다. 미결수인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를 나올 때부터 청와대 경호가 시작되는 점 등을 고려해 검찰이 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조사 방법 및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20일로 제한 된 구속기한과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해 이르면 3일 박 전 대통령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구속될 때까지 제기된 의혹 및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대응 전략이 수감 이후 심경 변화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과 특검 조사에 불응한 점이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에 영향을 준 점, 혐의를 부인하면서 증거인멸 우려를 높여 구속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응 전략을 새롭게 짜지 않겠냐는 것이다.

 혐의를 계속 부인하다 재판 과정에서 형이 가중되는 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대응 전략 변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변호인단 대응 전략이 잘못됐다는 반응도 있어, 구속 이후 기존 변호인 교체 등 변호인단을 새롭게 구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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