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지금은 그냥 법원 결정을 지켜볼 뿐"이라며 "법원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참모로서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그저 착잡하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오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가진 뒤 각자 사무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장면을 TV로 지켜봤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며 "대통령은 사실상 가택연금인 상태라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도 없는데 검찰이 자기들 쉽게 수사하기 위해 구속시키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참모들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청와대에 밤 늦게까지 남아 있을 예정이다. 한 참모는 "대통령을 모셨던 참모의 도리를 다한다는 생각에서 구속 여부가 가려질 때까지는 돌아가지 않고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영장 기각에 희망을 걸고 있기는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피의자 대부분이 구속된 상태여서 체념하는 분위기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특검의 일방적인 뇌물죄 주장을 다 인정해서 파면을 했잖냐"며 "범죄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헌재가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듯이 결정을 내서 법원이 그 결정에 얽매이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이 구속이 된다면 수의를 입은 모습을 보게 될 텐데 그것 자체로 충격을 받는 국민들이 있을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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