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837은 미국의 심장 뉴욕에서 삼성의 매니페스토 같은 장소다. 브랜드의 철학과 우리 제품이 줄 수 있는 혜택들을 보여주는 장소로 남을 것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취재진이 찾은 미국 뉴욕 맨해튼 서남쪽 첼시 인근 미트패깅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에 위치한 삼성837 관계자의 얘기다.
삼성837은 삼성전자의 북미지역 마케팅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주법인으로 한마디로 삼성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지난해 2월 공식 오픈한 삼성837은 오픈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45만명을 넘어설 만큼 '핫플레이스'다.
하루 평균 1200여명이 꾸준히 찾는 삼성837이 뉴욕 중심가의 명소로 떠오른 비결은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한 전략 덕분이다.
지금까지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 가수 그웬 스테파니와 존 레전드, 요리 연구가 안소니 부르댕, 사진작가 나이젤 바커 등 여러 분야 유명인들이 '삼성 837'을 방문하기도 했다.
삼성837은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전시만 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방문객들은 상업성에 대한 거부감 없이 삼성의 전시 제품들을 상품이 아닌 문화콘텐츠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지 지번을 그대로 인용, 삼성837로 명명된 이 건물의 1,2층 공간은 원래 도살장 등이 빼곡히 있던 낙후지역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예술가들이 값싼 작업공간을 찾아 모여들면서 2000년대 들어 예술의 거리로 거듭났다.
워싱턴 스트리트 837번가에 위치해 그 명칭이 유래됐으며, 뉴요커들이 열광하는 8가지 포인트(패션·테크놀로지·요리·음악·스포츠·건강·웰빙·예술·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이벤트나 전시가 하루 3가지씩 7일간 펼쳐진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특히 패션, IT, 광고, 미디어 기업들이 밀집하여 위치한 곳으로 뉴요커에게 인기 높은 하이라인파크 및 휘트니 미술관과 인접하고 있어 뉴욕의 유행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는 게 삼성837 직원의 설명이다.
# 새로운 VR체험공간 선봬
오는 30일부터는 새롭게 VR 체험 공간을 만들어 마치 우주여행을 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센터에서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 거래선 초청 행사 등이 실시되고, 고객 대상으로 IT 기기와 친숙해질 수 있는 맞춤형 1:1 교육도 운영된다.
최근에는 유명 사진작가 까를로스 세라오와 협업한 '휴(Hū)'코너가 큰 호응을 얻었다. 터널 안에 스마트폰을 설치해놓고 폰 앞에서 방문객들이 동작을 취한 후 터널을 통과하면 터널 외벽의 스크린에서 취했던 동작이 예술로 형상되어 연출됐다.
지난 2월 뉴욕 패션 위크 기간에는 기어 VR, 기어 360 카메라 등을 이용해 런웨이를 생중계했고, 실제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해 90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보작 상영과 시상식 당일 생중계도 실시해 1600여명이 시청했다.
허름해 보이는 출입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탄성이 흘러나온다. 96개의 스크린을 한데 모아 만든 대형 스크린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이미지는 방문객들의 감탄을 사고 있다.
이 곳은 관람석도 마련돼 있어 극장, 공연장, 클럽 등으로 수시로 이용되고 있다. 전시 공간 중앙에 위치한 초대형 비디오 월 화면을 통해서는 다양한 컨텐츠는 물론 현장에서 찍은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2층에는 프리미엄 서비스센터가 들어서 있다. 모든 삼성 제품에 대한 원스탑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제품 사용 컨설팅과 사용교육까지 1대1로 진행한다.
3층 공간은 기업 고객 브리핑 센터로 B2B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서 활용하고 있다. 기업고객, 파트너 대상으로 금융, 리테일, 교육, 의료,정부 등 제품·솔루션을 체험 및 시연 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피오슝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삼성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선 기술혁신 회사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며 "이제는 정보가 아닌 감정을 파는 시대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기업이 만들어나가려고 하는 순수한 목적, 추구하는 철학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며 "회사의 철학을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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