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피노누아, ‘새봄맞이 기념경주'서 짜릿한 역전 우승

기사등록 2017/03/26 21:50:52
【서울=뉴시스】26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거행된 ‘새봄맞이 기념경주’에서 ‘피노누아’가 우승했다. 사진은 피노누아가 ‘골드웨이브’를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관록의 ‘피노누아’가 ‘젊은 피’들을 물리치고 ‘봄의 여제’에 재등극했다.

 26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거행된 ‘새봄맞이 기념경주(GⅢ, 9경주, 국산, 2000M, 4세 이상 암, 레이팅오픈)’에서 박병룡 마주의 애마 ‘피노누아(7세, R92, 54조 박천서 조교사)’가 우승했다. 경주기록 2분 13초 8.

 ‘4세 이상 장거리 여왕마’를 놓고 연초부터 경주마들의 불꽃 튀는 레이스가 펼쳐지는 가운데 총상금 3억 원이 걸린 이 경주는 높은 그레이드만큼이나 팬들의 관심도 컸다.

 특히 대회 이전 명칭인 ‘경기도지사배(2000m)’에서 2014, 2016년 우승, 2015년 준우승한 피노누아와 지난 2월19일 비슷한 조건으로 열린 ‘동아일보배(1800m, 4세 이상 국산 암, 레이팅오픈)’에서 우승한 ‘메니머니(5세, R90, 52조 김동균 조교사)’의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어서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동아일보배 참가 경주마 중 6마리를 포함해 총 8마리가 참가한 이 경주에서 피노누아는 박현우 기수와 최고의 호흡을 선보이며 이종욱 마주의 ‘골드웨이브(5세, R67, 8조 최용구 조교사)’를 1마신 차이로 짜릿한 막판 역전승을 연출했다. 

 피노누아는 선두 자리를 놓고 다른 말들이 벌이는 각축전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4코너까지 후미 그룹에서 여유 있게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다 결승선 200m를 앞둔 지점부터 마침내 무서운 추입력을 분출하더니 1코너부터 줄곧 선두를 달리던 골드웨이브를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피노누아가 대다수 경주마가 은퇴하는 나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하며 ‘서울 2000m 최강자’의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한 것과 달리 두 살 젊은 메니머니는 문세영 기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으나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뉴시스】26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거행된 ‘새봄맞이 기념경주’에서 ‘피노누아’가 우승했다. 사진은 시상식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김용근 기수가 기승한 골드웨이브는 비록 피노누아의 무서운 추입력을 저지하는 데 실패해 우승컵을 내줬으나 경주 내내 선두권을 한 번도 뺏기지 않는, 대단한 선입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승 인터뷰에서 박현우 기수는 “원래 종반에 힘을 낼 생각으로 초반에 무리하지 않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피노누아의 컨디션이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더 좋아 예감이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5월에 결혼할 예정이어서 예비신부에게 프러포즈로 꼭 대상경주 우승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뜻을 이뤘다”고 반겼다.

 2012년 데뷔부터 지금까지 피노누아를 훈련한 박천서 조교사는 “지난달 ‘동아일보배’에서 메니머니에게 아깝게 졌다”면서 “이번에는 막판까지 힘을 아끼기로 했던 작전이 주효했다. 오랜 휴식도 좋은 약이 된 것 같다”고 우승 요인을 꼽았다. 그는 “(피노누아는)조교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마필인데 나이가 벌써 7세라 은퇴를 앞둬 아쉽다.”는 소회를 전했다. 

 네 차례 대상경주 우승을 모두 피노누아에게 선물 받은 박병룡 마주는 ”오래될수록 좋아지는 와인처럼 피노누아도 내게 그런 말이다“면서도 ”하지만 워낙 나이가 많아 올해는 우승을 예상하지 못 했다“고 고백했다. 박 마주는 ”피노누아를 나중에라도 씨암말로 데뷔시켜 자마까지 얻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한편 새봄맞이 기념 대상경주에는 3만5000여 관중이 운집했다. 이날 총매출은 약 47억원, 배당률은 단승식 2.4배, 복승식 25.3, 쌍승식 39.2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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