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인양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들 "미수습자 수습에 관심을"

기사등록 2017/03/23 16:44:57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침몰한 지 3년만에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른 23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들이 밤새 인양 작업 현장을 지켜본 뒤 상경하기 위해 진도군 서망항에 도착했다. 단원고 2학년 7반 고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43)씨가 인양 현장을 지켜본 소감을 기자들에게 밝히고 있다. 2017.03.23.  guggy@newsis.com
"숙제 풀어 고무적…다시는 국민 희생 당하는 일 없어야"

【진도=뉴시스】신대희 기자 =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서 밤새 세월호 인양 과정을 지켜본 유가족들은 23일 "3년 간 묵혀둔 숙제를 풀었다"며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고(故) 이재욱(당시 단원고 2학년8반)군의 어머니 홍영미(48·여)씨는 이날 오후 진도군 서망항에서 "세월호 선체가 물 위로 올라온 모습을 본 뒤 인양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13m 이상 올라와야 (세월호를)반잠수정에 실을 수 있다. 이 과정이 마지막 걸림돌이 될 것 같다"며 "별 탈 없이 잘 진행돼 미수습자들이 하루 빨리 가족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故) 오영석(단원고 2학년7반)군의 어머니 권미화(43·여)씨도 "국민들이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며 "미수습자들이 제대로 수습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권씨는 이어 "세월호 참사는 인간 존엄성의 문제였고, 있어서는 안 될 희생이었다. 책임자들은 진실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철저한 선체 조사와 진상 규명으로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고, 다시는 국가 폭력으로 국민이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선체 인양 공정이 2년 넘게 지연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침몰한 지 3년만에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른 23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들이 밤새 인양 작업 현장을 지켜본 뒤 상경하기 위해 진도군 서망항에 도착했다. 단원고 2학년 8반 고 이재욱군의 어머니 홍영미(48)씨가 인양 현장을 지켜본 소감을 기자들에게 밝히고 있다. 2017.03.23.  guggy@newsis.com
 홍씨는 "정부가 초기에 가족들이 요구했던 공법(잭킹바지선과 반잠수정)을 택하지 않고 인양을 추진하다가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왔다"며 "전문가와 가족들의 의견을 좀 더 들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고(故) 권순범(단원고 2학년6반)군의 어머니 최지영(52·여)씨도 "충분한 설계와 시뮬레이션, 검토가 부족했기에 인양이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진행됐다"며 "이때문에 가족들은 직접 눈으로 봐야 마음이 놓이는 트라우마가 있다"고 전했다.

 서망항에서 버스를 타고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로 향한 유가족들은 인양 경과에 따라 오는 25일 진도행을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미수습자 9명의 온전한 수습'을 호소했다.

 또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구성 때 미수습자 가족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는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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