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5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선박 증축에 따른 복원성 부족, 화물 과적, 화물 고박 불량, 급격한 조타 변침 등으로 발표했다.
이준석(72) 선장 등 세월호 선원의 재판에서도 화물 과적과 부실 고박 등으로 세월호의 복원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큰 각도로 배의 방향을 전환,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 침몰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먼저 과적과 부실 고박의 문제점을 짚었다.
청해진해운이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하기 위해 2012년 10월 일본에서 도입한 세월호는 증축공사 탓에 무게중심이 낮아졌다.
또 자동차용 램프를 철거한 뒤 뱃머리 우현에 그에 해당하는 중량 30t 을 추가하지 않아 좌우 불균형이 심화됐다.
그러나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규정보다 1065t의 화물이 더 실렸고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는 규정보다 더 적게 적재했다. 화물은 부실하게 결박됐다.
재판부는 증개축과 과적, 부실한 고박으로 복원성이 약해진 세월호의 직접적 사고 원인은 급변침이라고 판단했다.
사고 당일 조타수 조준기(58)씨가 복원성이 약해진 사실을 알면서도 오른쪽으로 타를 꺾으려다가 당황해 15도 이상 타를 꺾는 변침을 40초 이상 지속했고, 이 때문에 좌현으로 배가 기울면서 부실하게 결박된 화물들이 왼쪽으로 떨어져 배가 더욱 좌현으로 기울어 30도까지 전도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외부 충돌 등이 없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인정했다.
'자로'는 "복원력 부족 등으로 사고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며 정부가 제시한 것과 다른 복원력 수치를 산출해 정부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 진도 VTS의 레이더 영상을 새로운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해 세월호 침몰원인을 외부 충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군은 사실이 아니라고 '자로'의 주장을 일축했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논쟁과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고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진실 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국회가 선출하는 5명과 희생자가족대표가 선출하는 3명 등 8명으로 구성돼 지난 21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위원회는 세월호 선체조사와 함께 선체 인양 지도·점검, 미수습자 수습, 유류품 및 유실물 수습과정 점검,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표명 등을 수행한다.
활동기간은 위원회가 결정한 '조사 개시일'로 부터 6개월 이내이며, 4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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