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금도 불공정거래 심사해야"…공정위 규탄

기사등록 2017/03/21 15:33:18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 참여연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문에서 입학금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3.02.  bjko@newsis.com
공정위 "대학 입학금은 교육부의 정책 판단 대상"
 총학 등 "과도한 입학금은 우월적 시장 지위 남용"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학 입학금이 불공정거래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5일 "대학 입학금은 교육부의 정책적 판단 대상이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 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참여연대와 고려대․동국대․홍익대․한양대․경희대 등 대학 5곳의 총학생회는 지난해 9월22일 각 학교에서 입학금을 실제 비용을 초과해 징수하고 있는 것이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취지의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회신 공문에서 "입학금은 입학에 소요되는 실비만 징수해야 하는 규정이나 근거가 없다"며 "교육부도 학교운영비를 포함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어 입학금 징수행위에 대한 부당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 참여연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정문에서 입학금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3.02.  bjko@newsis.com
 또 "입학금은 학생위원이 30% 이상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면서 "입학금은 폐지할 경우 수업료 인상, 학교 운영 곤란에 따른 재학생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부에서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은 "입학금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대학이 학교 운영비에 충당하기 위해 실비 이상의 금액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정위는 이런 점이 거래와 무관한 기부금 또는 협찬금이 아니었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이 신입생들에게 입학금을 내지 않으면 입학 허가 자체를 내주지 않아 지금의 과도한 입학금이 형성된 것"이라며 "대학에서 입학금 산정 과정에서 우월한 시장 지위를 남용한 것인지 여부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공정위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s.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