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이어 북아일랜드도 "독립"…유나이티드킹덤 와해되나

기사등록 2017/03/14 16:30:50
【글래스고=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18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운동 기간 찬성 진영이 글래스고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2017.3.1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스코틀랜드에 이어 북아일랜드까지 독립 투표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때문에 영국이 갈기갈기 찢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아일랜드의 민족주의 정당 '신 페인'(Sinn Fein)당의 미셸 오닐 대표는 13일(현지시간) 중앙 정부가 북아일랜드 주민 대다수의 뜻에 반하는 브렉시트를 추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고 BBC방송 등이 전했다.

 오닐 대표는 이날 벨파스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은 우리 의견을 듣길 계속 거부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아일랜드 경제와 국민들에게 재앙"이라며 "아일랜드 통합을 위한 국민투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닐 대표는 브렉시트 추진은 영국과 아일랜드, 북아일랜드가 분쟁 종식을 위해 1998년 체결한 '굿프라이데이(Good Friday) 평화 협정'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페인당은 북아일랜드가 영국을 떠나 아일랜드와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작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신페인당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북아일랜드는 당시 투표에서 EU 잔류를 지지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 방침을 고수 중이다.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 등 EU 회원국들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아 단일시장 탈퇴 시 경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여론조사상 북아일랜드 내 독립을 원하는 목소리는 높지 않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인 작년 9월 입소스-모리 설문에서 63%가 영국 잔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통합 아일랜드를 원한다고 답한 이들은 22% 뿐이었다.

【미드얼스터=AP/뉴시스】영국 북아일랜드의 신페인당을 이끄는 미셸 오닐 대표(가운데)가 지난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의회 선거 이후 당원들과 선거 약진을 축하하고 있다. 2017.3.14.
 신페인당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 초 북아일랜드 의회 선거에서 제2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제1당인 민주연합당(CDU)과 공동 정권 구성을 논의 중이다.

 앞서 스코틀랜드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재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2019년 봄 독립 투표를 다시 실시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도 북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EU 잔류 여론이 높았다. 스터전 수반은 중앙 정부의 방침이 어떻든 스코틀랜드는 EU 단일시장에 남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코틀랜드가 중앙 정부와의 협의를 반복적으로 모색했지만 "비타협이라는 장벽"만 마주했다며 "(EU 탈퇴) 협상 막판 스코틀랜드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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