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뉴욕에서 제 작업실을 찾아와 요청한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세계에 없는 것, 뉴욕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들을 전시에 출품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실험미술 1세대 대표작가 이승택(83)이 미국 미술시장에 첫 진출한다. "미국에서의 첫 개인전이지만 두려움보다도 자신감이 생겼다"는 그는 "한국의 현대미술은 지방의, 제3국의, 지역의 미술이 아닙니다.이번 제 전시가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는 15일부터 4월 22일까지 미국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에 위치한 레비 고비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새해 1월 1일 공간 확장을 완료하며 건물 전체를 전시장으로 사용한다. 그동안 레비 고비는 서울, 파리, 뉴욕, 홍콩에 지점을 가지고 있는 페로탱 갤러리와 함께 건물을 사용했다. 그동안 프랭크스텔라, 권터워커, 이브 클라인 등과 함께 작업하고, 사이 톰블리,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워홀, 알렉산더칼더, 게르하르트리히터 등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거래한다.
이번 이승택 개인전은 한국미술 단색화의 재평가에 이어 한국의 실험미술이 미국 미술시장 중심부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랜시간 국내에서 재야작가로 살아온 작가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국내외적으로 위상을 새롭게 정립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승택은 1932년 함경남도 고원출신으로 195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각과를 졸업했다. 평생의 작업활동 동안 그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않고 물, 불, 바람, 연기 등 시각화 하기 어려운 재료의 실험을 지속했다.
변방 재야작가로 미술계와 타협하지 않던 그가 부상한건, 2009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수상하면서다. 한스울리히오브리스트, 토비아스버거, 아드리아노페드로사 등 세계 유명 큐레이터에게 극찬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재평가 받기 시작했다. 2010년 광주비엔날레, 2013년 프라하 비엔날레, 2016년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작품은 호주 시드니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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