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르펜, '프랑화 재도입' 공약 놓고 말바꾸기 논란

기사등록 2017/03/09 11:46:12
【낭트=AP/뉴시스】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지난 2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7.3.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프랑스의 극우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유로화를 버리고 프랑화를 재도입하는 공약과 관련해 말바꾸기 논란에 휘말렸다.

 당초 르펜 대표는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프랑화에 대해 유로화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실시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추후 환율 변동을 허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르펜 대표는 RTL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유로화에 대해 일대일 환율로 프랑화를 도입했다가 추후 환율 변동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르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유로화에 부정적인 나라들과 대체통화 바스켓을 구성한 뒤 프랑화를 연동시키겠다는 기존의 주장과 다르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르펜 대표는 프랑화 도입 시 독일이 사용하는 어떤 종류의 화폐(현재는 유로화) 보다 통화 가치가 하락해 프랑스의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이 경우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프랑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 역시 유로존을 떠나는 편이 더 낫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르펜 대표가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주요 이슈에 관한 입장을 바꿔왔다고 지적했다. 처음엔 '통화 주권'만 강조하고 유로화 포기는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르펜 대표는 4~5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상승하자 점점 더 유로화 탈퇴를 노골적으로 얘기해 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르펜 대표는 지난달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공약집을 발표할 당시 "통화 주권을 다시 회복하겠다"라고만 강조해 그가 유로화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해석 여지를 남겼다.

 르펜 대표의 한 고문은 이와 관련 프랑화를 도입하되 유로화 도입 전 유럽통화단위(ECU)에 비유할 수 있는 통화 바스켓에 환율을 연동시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르펜 대표가 완벽하게 자유로운 통화를 구상하는 것인지 통제가 이뤄지는 통화를 추구하는 것인지 본인 조차 입장이 분명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나티시스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패트릭 아터스는 "월요일엔 유로를 나가겠다고 하고 화요일엔 아니라고 하더니 수요일엔 페그제를 하겠다고 하고 목요일엔 변동시키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아터스 이코노미스트는 "터무니 없는 주장들이다. 절대 이행될 일도 없다고 본다"며 "경제에 관한 르펜 대표의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르펜 대표는 지난주 프랑스 기업 컨퍼런스에서는 유로화 탈퇴 의지를 더욱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EU 회원국 간 격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단일 통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르펜은 프랑스가 유로화를 버리고 '지능적 보호주의'를 펼치면 무역이 저해될 거란 우려를 일축하며 프랑스의 무역은 EU 가입 전이 더 활발했다고 주장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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