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대체법안 도입시 CDC 예산 삭감…치명적 질병대응 '차질'

기사등록 2017/03/09 10:39:49
【댈러스=AP/뉴시스】 올 2월에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 카운티의 모기 연구소에서 포집한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집모기들.   지난 해 브라질에서 극성을 부렸던 지카 바이러스가 최근 텍사스 주 내에서 자체 감염된 여성 환자의 몸에서 발견돼 주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016.11.29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하원 지도부가 지난 7일(현지시간) 공개한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이 입법화되면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한 미질병통제센터(CDC) 예산이 삭감될 수 있다고 NBC뉴스가 8일 보도했다.

 치명적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인 '예방 및 공중 보건 기금(Prevention and Public Health Fund)'은 CDC 전체 예산의 12%를 차지한다. 2010년부터 시행된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건강보험개혁법)에는 치명적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에 이를 예방하는 조치를 취해 의료비를 줄인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NBC는 최근 중국에서 H7N9 조류독감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으며, 브라질에서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지카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CDC 예산을 삭감한다면 이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CDC는 주 정부의 백신 보급을 지원하고 전염병을 예방하고 수돗물 오염 여부를 검사하는 데 예방 및 공중 보건 기금을 사용했다. 또 자살을 예방하고 병원균 2차 감염을 막는데 관련 예산을 사용했다. 지난해의 경우 9억3100만 달러(약 1조756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앤 슈차트 CDC 국장은 예방 및 공중 보건 기금에 대해 "CDC의 핵심 활동이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회계연도(2017년 10월1일~2018년 9월30일) 예산에서 국내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국방비를 늘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15년간 지속적으로 예산이 삭감된 주(州) 및 지방 보건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을 예산안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티모어 보건국장인 리나 엔 박사는 "이들 예산은 미국인들의 주요 사망 원인 질병을 유발하는 고혈압, 암,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데이드=AP/뉴시스】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에서 23일(현지시간) 방역 관계자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제거하기 위해 하수구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마이애미-데이드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집중 발생하자 약 500만 달러의 자금을 방역에 투입하기로 했다. 2016.08.24
 엔 박사는 "이와 함께 생물 테러와 에볼라 및 기타 전염병에 대처하는 데 예산이 사용됐다"며 "예산이 삭감되면 단기적으로 봤을 때 환자들의 건강이 우려되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안보에 악재가 될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에볼라의 경우 2014년과 2015년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했으며 이로 인해 2만8000명이 감염되고 1만1000명 이상이 숨졌다. 2014년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첫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 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 2명이 감염됐지만 생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에볼라에 감염된 의사와 간호사들을 미국이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자신의 트위터에 "먼곳에 가서 사람들을 돕는 일은 훌륭하지만 그에 따른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자들은 에볼라 환자들을 돕기 위해 아프리카에 갔던 8명의 미국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미국에서 격리 치료를 받은 후 완쾌됐고 다른 의료진을 감염시키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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