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콘크리트 구조물이라서 문화재적 가치는 없다"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폐교 운동장 지하에서 발견된 콘크리트 구조물의 용도는 무엇인지, 이 구조물을 보존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3월 7일 보도>
향토사학자들은 국군이 1950~60년대 운용했던 '23육군병원'의 부속물소각장이나 한국전쟁 당시 맹활약했던 육군 7연대(초산부대)의 부속건물일 것이란 추정을 내놓고 있다.
8일 오후 현장을 점검한 청주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구조물이라서 영구보존할 문화재적 가치는 떨어진다는 게 문화재청 등의 1차 판단"이라면서 "하지만, 이런 시설물이 더 있을 가능성이 커 운동장 전체를 터파기한 후 최종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적 가치는 떨어진다고 해도, 군사 시설물이 맞다면 유해나 무기류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터파기를 더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날 청주시 상당구 수동 옛 주성중학교 운동장 지하에서 우수관로 공사를 진행하던 건설사가 폭 18m, 길이 5m, 높이 2m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발견했다.
이 시설물의 용도를 두고 방공호, 의료시설, 창고 등 갖가지 추정이 나왔지만 주변에 거주했던 주민이나 향토사학자들은 23육군병원이나 7연대 부속건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7연대는 미군정 치하였던 1946년 2월 청주에 주둔한 부대다. 이 부대는 1949년 2월 강원도 원주로 이동했고 그해 5월부터 춘천으로 옮겨 38선 경비를 담당했다.
1950년 7월 음성지구 전투에서 적 1개 사단을 섬멸하는 전과를 올렸고, 압록강변 초산(楚山)까지 가장 빠르게 진격했고, 압록강물을 이승만 대통령에게 바친 일화를 남긴 부대다.
국가보훈처가 2012년 8월 '이달의 6.25전쟁 호국영웅'으로 증평출신 고(故) 연제근 상사를 선정하면서 발표한 기록물에는 '1948년 1월 30일, 연제근 상사가 국군의 전신인 국방경비대에 입대해 청주 7연대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하지만, 초산부대보다는 23육군병원의 건축물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주민도 있다.
청주시청과 충북도교육청,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은 이 건축물에 대한 처리계획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보존가치의 유무에 따라 3가지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첫째는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면, 현장을 일단 보존하고 보존방안을 찾는 것이고 두번째는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라 장기검토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도교육청이 현재 진행 중인 공사(진로체험센터 건립) 일정에 맞춰 구조물을 철거하거나 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만약,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면 우수관로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반대의 경우라면 구조물을 철거하고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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