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네덜란드 무슬림들은 6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이슬람포비아(이슬람 혐오) 조장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L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알 카비르 사원에 무슬림과 일반 시민 약 300명이 모여 무슬림 연대 대회를 열었다.
'이슬람포비아에 맞서는 공동 행동'(CAI)은 이슬람 공동체에 대해 퍼지고 있는 '혐오스러운 이야기'를 반박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주관했다고 강조했다.
CAI 활동가 아므도우 메네브히는 "무슬림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며 "정치인들은 '이슬람이 네덜란드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메네브히는 "네덜란드는 모든 종류의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다"며 이슬람만이 안보 불안의 위협이라고 낙인찍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시민 사회는 오는 18일 암스테르담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슬람, 기독교 등 종교단체와 정당 여럿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
네덜란드에서는 극우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반 이슬람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 사원 폐쇄, 코란(이슬람 경전) 금지, 이슬람 국가 출신의 이민 중단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PVV는 오는 15일 총선에서 제1당 지위를 노리고 있지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집권 자유민주당(VVD)과 막상막하 경쟁이 예상된다.
여론조사업체 페일(Peil.nl)이 6일 발표한 설문 결과를 보면 PVV는 전체 의석 150석 가운데 25석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VDD는 이보다 하나 적은 24석을 얻을 수 있다고 나타났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감이 국제적으로 높아지자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 PVV의 지지율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일의 여론조사전문가 마우리스 드 혼드는 "트럼프 당선 직후 (PVV의) 지지율이 올랐지만 이제 떨어지고 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PVV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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