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실시된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월) 등의 주요 선거가 줄지어 있다. 이들 3개국은 EU의 모태인 '로마 조약'(1957년)을 함께 고안한 나라다.
네덜란드 총선은 유럽 포퓰리즘 바람의 향방을 가늠할 척도로 평가된다. 네덜란드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잇는 반 기득권 도미노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6일 도이체벨레 방송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네덜란드 극우 자유당(PVV)과 집권 자유민주당(VVD)이 제1당 지위를 놓고 막상막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당은 각각 지지율 16%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번 총선의 관건은 PVV의 선전 여부다. 빌더르스 헤이르트 PVV 대표는 반 무슬림, 반 이민, 반 EU 공약을 통해 '더치(네덜란드)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환심을 샀다.
빌더르스 대표가 정강을 통해 제시한 계획은 단순명료하다. 그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자들, 다른 세계를 지원하는 대신 평범한 네덜란드 시민들을 위해 돈을 쓰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슬람 사원 폐쇄, 코란(이슬람 경전) 금지, 이슬람 국가 출신의 이민 차단 등으로 네덜란드를 '탈 이슬람화' 시키겠다고 했다. 또 EU 탈퇴로 네덜란드의 '독립'을 되찾겠다고 했다.
빌더르스의 등장은 주류 정당을 오른쪽으로 미는 효과도 냈다. PVV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VVD의 마르크 뤼테 총리는 "네덜란드 가치를 따르기 싫다면 떠나야 한다"는 강경한 이민 기조를 발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서민층의 경제적 박탈감이 커진 점도 PVV의 인기 요인이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EU 압박으로 뤼테 정권이 도입한 긴축 정책을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 봤다.
네덜란드는 다당제이지만 VVD, 노동당(PvdA) 등 거대 정당이 정국을 주도해 왔다. 이들 거대 정당은 유럽의 다른 주류 정당과 마찬가지로 지난 몇 년 사이 대안 정치 움직임에 밀려 설 자리가 축소됐다.
올해 총선에는 총 28개 정당이 등록했다. 표가 분산되면 PVV는 15~20% 정도 득표율만 얻어도 제1당 지위 확보가 가능하다. VVD, 기독민주당(CDA), D66, 녹색좌파당(GL) 등도 10% 이상 득표율이 예상된다.
최대 14개 정당의 의회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라 총선 이후 연립 정부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PVV가 제1당이 돼도 VDD 등 4~5개 정당이 PVV를 제외한 연정 구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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