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6일 긴급회의서 피용 거취 논의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프랑스 공화당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대선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의 거취 논의에 돌입한 가운데 피용은 "누구도 날 막을 수 없다"며 대권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피용 전 총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2 TV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내가 후보가 되는 걸 막을 수 없다"며 이날 파리 유세를 통해 자신을 향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여전히 강력함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피용은 공화당이 후보 사퇴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노'(No)"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 수사는 "내가 후보가 되는 걸 막는 것이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이날 앞서 파리 에펠탑 앞에서 지지자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유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피용을 대통령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피용 전 총리는 부패 혐의에 연루된 아내 페넬로프와 함께 나와 자신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먼저 그는 "나를 향한 혐의가 부당하다고 해도 여러분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내에게 일을 부탁함으로써 첫 번째 실수를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며 "여러분에게 이에 관해 설명하길 망설이는 두 번째 실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피용 전 총리는 "절대로 우려와 분노에 굴복하지 말라"며 "싸움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여러분에게 감사하다. 당신들은 좌절의 경고음을 듣길 항상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피용 측은 이날 유세에 지지자 20만 명이 집결했다며 대권 도전을 계속할 명분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사가 열린 에펠탑 앞 광장의 수용인원은 3만5000~5만 명 가량이라고 BFMTV는 지적했다.
피용 전 총리의 유세장 반대 편에서는 좌파 진영이 맞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피용을 포함해 프랑스 정치 엘리트들 사이 부패가 만연하다고 비판하며 개혁을 촉구했다.
피용의 부인 페넬로프는 앞서 주간 '주르날 뒤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남편 보좌관으로서 많은 업무를 수행했다며 세제 횡령 혐의를 부인했다. 또 남편에게 "끝까지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피용은 하원의원 시절 부인과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채용한 뒤 이들에게 약 90만 유로(약 11억 원)를 지불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직함만 갖고 업무를 보지 않았다고 보고 횡령 혐의를 조사 중이다.
피용이 후보 사퇴를 극구 거부하는 가운데 공화당 지도부는 6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어 피용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로 대체 후보를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피용 진영의 분열도 계속되고 있다. 선거캠프의 파트릭 스테파니니 본부장과 티에리 솔레르 대변인이 사직서를 냈고, 피용을 지원하던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 철회가 잇달고 있다.
피용의 대체 후보로는 알랭 쥐페 전 총리가 유력하게 언급된다. 쥐페는 작년 11월 공화당 경선에서 피용에 패배했다. 일각에선 쥐페가 피용 낙마에 대비해 재출마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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