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최인훈씨·생명과학자 신승일 박사 명예졸업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자신만의 대화를 통해 즐겁고 행복할 것 같은 일을 찾아야 합니다."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은 24일 오후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진행된 제71회 학위수여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422명, 석사 1804명, 박사 699명 등 총 4925명이 학위를 받았다.
성 총장은 졸업생들에게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추는 것은 삶의 작은 단면에 안주하고 지엽적인 지식에 만족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며 "삶에서 성공은 시야와 한계를 확장해 큰 그림을 머릿속에 새기고 끊임없이 배움을 실천할 때 생기는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야와 한계를 확장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며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늘 설레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는 '자신을 찾는 일'은 몰랐던 나와 대면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더디어도 그런 자신을 찾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각자의 삶을 비범한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소프트 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공대 조규진(44) 교수가 이날 축사 연사로 나서 진로 선택을 앞둔 후배들에게 값진 조언을 했다.
조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기술이 인간을 위해서 진화하는 시대"라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지식과 기술이 활용 가능해져서 이것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인간의 노력이 기술진보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인간이 원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며 "진실한 소망, 작은 아이디어를 소중하게 키워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졸업생 대표 연설은 9년 만에 졸업하는 벤처 창업가 이진열(28·종교학과)씨가 맡았다. 이씨는 서울대 대표 봉사단체인 프로네시스 나눔실천단 단장, 관악봉사상을 받는 등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문화콘텐츠 모바일 서비스 '마이돌' 벤처 창업에 성공했다.
이씨는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은 온전히 우리 스스로의 인생"이라며 "더 이상 1등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 인생을 살아가자"고 외쳤다.
서울대는 이날 소설가 최인훈(81·법학과 1952년 입학)씨와 세계적인 생명과학자 신승일(79·화학과 1957년 입학) 박사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최씨는 육군에서 통역장교로 복무하면서 쓴 소설 '광장'을 1960년 출판했다. 또 '회색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다수의 작품을 세상에 발표했다. 1977년부터 24년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신 박사는 1972년 34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뉴욕 알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 교수로 교단에 섰으며 유엔개발계획(UNDP) 상임 수석 보건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1982년 국내에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귀국해 '유진텍인터내셔널' 회사를 세워 B형 감형 백신을 개발, 국내에 보급했다. 1994년에는 UN 국제백신연구소를 서울대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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