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이날 프랑스의 방송채널인 TF1과 인터뷰에서 “그녀(메이 총리)는 내가 써보고 싶은 정책을 앞세워 영국을 경영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르펜 대표는 지난 5일 대선 출사표를 던졌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1차 투표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4~5월 열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르펜 대표가 언급한 메이 총리의 정책은 ▲엄격한 이민 제한 ▲스마트 보호무역주의(smart protectionism)등을 뜻한다. '스마트 보호무역주의'는 시장을 개방해 교역 확대를 비롯한 자유무역의 이점은 적극적으로 취하면서도 노동시장은 규제해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이른바 개방·보호(open and armed) 경제 구축이 핵심이다. 파리드 자카리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가 신문 칼럼에서 이 개념을 소개한 바 있다.
르펜은 이어 프랑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영국 경제는 파란불 일색이다. 대혼란을 예측한 사람들은 상황을 오판했다”며 “실업률도 브렉시트 투표 이후 더 떨어졌고, 성장률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밋빛 미래(rosy economic future)는 프랑스 유권자들 또한 기대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르펜은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가 브렉시트 이후 급락했지만 수출이 증가한 사례도 언급했다. 프랑스가 유로화를 버리고 프랑화로 복귀해도 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다. 통화 주권을 회복해 대외 여건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6개월간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대선 이후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앞서 지난 5일 대선 출정식에서 “변화의 바람이 세계를 바꾸고 있다. 사람들이 깨어나고 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당시 생산직 근로자들을 겨냥한 공약도 제시했다. 공약은 ▲유로화를 포기하고 프랑화를 다시 사용해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지능적인 보호무역주의(intelligent protectionism)를 추진하며 ▲재산업화(re-industrialisation)에 나서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한편, 르펜은 지난 2011년 국민전선 대표직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 국민전선은 이후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던 거친 수사(rhetoric)를 다듬고, 좌파에 실망한 블루칼라 근로자들을 회유하기 위한 정강정책을 개발해왔다. 스마트 보호무역주의가 대표적인 실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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