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 이끌었던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로 방어전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여부를 두고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시작됐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던 만큼, 양재식(52·21기) 특검보를 비롯해 윤석열(56·23기) 수사팀장,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 등을 투입했다.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 사건 주임검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양 특검보는 특검 출범 이후 뇌물죄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윤 검사는 특검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파견이 결정된 바 있다.
또 한 검사는 SK그룹 분식 회계사건, 현대차그룹 비자금사건, 대우조선해양 비리 사건 등 수사에서 성과를 내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다.
윤 검사와 한 검사는 특검팀이 보유한 최고의 카드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이들을 포함해 수사 검사 여러명을 추가로 투입해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두번째 구속영장마저 기각된다면 특검팀의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삼성은 앞서 한 차례 구속영장 기각을 끌어낸 바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들을 다시 투입했다.
양측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당시 내세웠던 이유 중 하나인 대가성을 가지고 다시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3주에 걸친 보강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추가 증거들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의 430억원대 뇌물 공여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본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 코레스포츠와 220억원대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고 78억원을 송금한 부분을 재산국외도피죄로 추가적용했다. 삼성 측이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신고 의무를 위반하는 등 관련법을 어긴 단서를 추가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이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해 9월 정씨가 사용한 말 2필을 매각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덴마크 중개상과 허위 계약을 체결한 부분에 범죄수익은닉죄를 적용하기도 했다. 최씨가 뇌물로 받은 금액을 숨기는 데 이 부회장이 개입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로 미뤄볼 때 '강요의 피해자'라는 삼성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추가로 확보한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첩 39권에서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 독대 과정에서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메모도 확인한 상태다.
반면, 삼성 측은 추가 의혹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최씨 일가 지원 과정에 대가성이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두 번째 구속영장 역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 없어 보인다며 기각을 자신하고 있다.
이 부회장 구속 여부는 한정석(40·31기) 영장전담판사가 판단한다. 결과는 자정을 넘겨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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